[CES 2024] 최태원‧정의선, 신기술 '열공'…정기선은 HD현대 '열혈홍보'
정의선, 현대차 부스서 오세훈 시장 맞이…이후 삼성, SK 부스 투어
정기선, HD 현대 부스서 주요 참관객 안내…그룹 대표해 기조연설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박람회 ‘CES2024’에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등 주요 대기업 오너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최태원 회장과 정의선 회장, 박정원 회장이 프레스 컨퍼런스 등 주요 일정을 전문경영인들에게 맡겨 힘을 실어주고 자신은 CES 참가 부스를 돌면서 신기술 트렌드를 살피는 데 집중한 데 반해, 정기선 부회장은 직접 기조연설에 나서 HD현대의 미래 비전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맡았다.
최태원 회장은 이례적으로 자신이 이끄는 SK가 아닌 다른 기업 행사를 가장 먼저 찾았다. CES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독일 기업 지멘스(Siemens) 키노트 행사에 등장한 것이다.
소수의 수행원들과 함께 행사에 참석한 최 회장은 지멘스의 지속가능성과 디지털 혁신, 스마트 시티, 산업 자동화 등을 소개하는 롤랜드 부쉬 지멘스 CEO의 기조연설을 들었다. 지멘스 경영진과의 환담이나 내빈 소개 없이 일반석에 앉아 순수하게 ‘참관 모드’로 행사를 지켜봤다.
지멘스 방문 일정은 최 회장이 직접 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지멘스 행사 참석 배경을 묻는 기자들에게는 “한 번 들어보려고 왔다”고만 했다.
행사 개막일인 9일에는 더 적극적인 참관 모드에 돌입했다. CEO 본행사장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를 찾아 ICT룸에서 직원 미팅 후 SK 통합 전시관을 둘러봤다. 유정준 미주대외협력총괄 부회장, 최재원 SK온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등 경영진들도 함께했다.
‘원더랜드 글로브’, ‘HBM’, ‘인공지능(AI) 포춘텔러’, ‘기차’, ‘댄싱카’, ‘매직카페트’ 등 주요 전시물들을 둘러보며 도슨트 투어를 경청했다. 특히 AI 기술을 활용해 타로점을 볼 수 있는 ‘AI 포춘텔러’에 큰 흥미를 보이며 직접 시연해보기도 했다.
다음 방문지는 삼성전자 부스였다. 시각 청각 장애인을 대상으로 텍스트를 읽어주고 소리를 텍스트화해주는 코너에 관심을 보였다. 삼성에서 2층에 별도 마련한 스마트홈 부스에서는 AI 활용한 스마트홈 구현 등 다양한 질문 세례가 이어졌다.
TV 코너에서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삼성의 AI 집사 로봇 ‘볼리’를 보고는 안내를 맡은 삼성전자 한국총괄 임성택 부사장에게 농담조로 가격을 물어보기도 했다.
LG전자 부스에서는 LG전자가 첫 공개한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알파블’에 큰 관심을 보였다. “수영장 바닥에 LED를 깐다고요?”, “(LG가) 차를 만든다고요?” 등의 질문도 쏟아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전면에 나서지 않고 여러 부스들을 돌아보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현대차그룹은 8일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컨퍼런스를 진행하고, 9일에는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법인 슈퍼널의 컨퍼런스가 있었지만, 주제발표는 각 계열사 경영진과 사업부장들이 담당했다. 정 회장은 무대에 오르지 않고 맨 앞자리에 앉아 행사를 지켜봤다.
이후 정 회장은 CEO 본행사장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위치한 현대차 부스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맞았다. 정 회장은 CES 참관이 처음이라는 오 시장에게 “재미있다. 여기 신기한 게 많다”며 안내를 시작했다.
오 시장과 함께 현대차의 전시 콘셉트인 수소산업 및 소프트웨어 관련 전시물들을 살펴보며 대화를 나눈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언급한 뒤 오 시장에게 방문을 권하기도 했다.
손님맞이를 끝낸 정 회장은 삼성전자와 SK그룹 등 다른 기업 전시부스를 찾아 신기술들을 살펴봤다.
삼성 전시관에서는 한종희 부회장과 임성택 한국총괄 부회장이 정 회장을 맞아 안내했다. 정 회장은 AI 집사 로봇 ‘볼리’ 체험한 뒤 “생성형 AI를 탑재해 서로 대화할 수 있도록 하고, 헬스케어 등 다양한 용도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한 부회장의 설명에 “좋은 아이디어”라고 평가했다.
마이크로 LED 등 투명 디스플레이 제품들을 살펴본 뒤 “이제 모든 유리창을 디스플레이화하자고 하겠다”며 깊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SK그룹관을 찾은 정 회장은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안내로 전시 제품들을 살펴봤다. 정 회장은 먼저 전시관 중앙에 위치한 ‘원더 글로브’ 영상을 확인했다. 이어 ‘인공지능(AI) 포춘텔러’ 부스를 방문, 인공지능을 활용한 운세를 확인한 뒤 최 수석부회장에게 다양한 질문을 건넸다.
최 수석부회장과 정 회장은 수소연료전지를 에너지원으로 운행하는 클린 에너지 열차에도 함께 탑승, 미래 모빌리티 및 그린 에너지, SK그룹의 배터리 관련 사업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9일 두산그룹 컨퍼런스를 계열사 경영진들에게 맡기고 무대 아래에서 참관했다. 그는 10일 박지원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함께 CES 현장에서 여러 부스들을 둘러보며 최신 기술 트렌드를 살피고 미래사업 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다른 오너들과 달리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자사 홍보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모습이다. 그는 9일 CES HD현대 부스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맞아 주요 전시제품들을 소개한 뒤 부스에 남아 주요 관람객들을 안내하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다음날에는 더 중요한 일정이 있다. 정 부회장은 10일 오전 9시(한국시간 11일 오전 2시)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Venetian) 호텔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육상을 기반으로 한 회사의 미래 구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조연설 주제는 ‘사이트(Xite)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육상 인프라를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구현하겠다는 포부가 담겨져 있다. HD현대는 이번 CES에서도 건설기계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을 중심으로 전시물을 구성했다.
HD현대는 지난해 CES에서는 바다를 통해 인류의 미래를 개척하겠다는 ‘퓨처빌더’를 미래 비전으로 제시했으나 이번엔 ‘육상’으로 포커스를 바꾼 것이다.
전자, 모빌리티 기업들과 비교해 CES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주류’에 속하는 HD현대가 정 부회장의 ‘하드캐리’에 힘입어 현지에서 큰 관심을 끌 수 있을지 관심이다.
정 부회장도 기조연설 이후에는 다른 부스들을 돌아볼 여유를 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9일 HD현대 부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CES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잘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부스를 둘러보겠다”면서 “삼성, LG, SK도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허태수 GS그룹 회장도 CES 비(非)참가 기업 오너로서는 이례적으로 현장을 찾았다. 허 회장은 9일 CES 현장을 방문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국내 기업 뿐 아니라 구글, 인텔, 아마존,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의 전시관들을 둘러봤다. 특히 AI와 로봇 등의 기술이 에너지, 유통, 건설 산업 분야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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