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美 국무 "민간인 추가 희생 막아야"

전후 이스라엘 네 번째 방문
재건 시 팔 온건파와 협력 촉구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이스라엘을 찾아 가자지구 내 민간인 추가 희생을 막고, 전후 가자지구 재건시 팔레스타인 온건파와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블리컨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번 블링컨 장관의 이스라엘 방문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4번째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민간인 추가 희생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온건한 팔레스타인 지도자들과 협력,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포함해 역내에 항구적이고 지속가능한 평화보장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동안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지도자들을 전후 가자지구 통치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부패하고 무능할뿐 아니라 이스라엘에 적대적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전시 내각 각료들과도 잇따라 면담하고 분쟁 확산을 막기 위한 방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가자지구 북부 주민을 귀가시키기 위한 유엔 주도의 상황 평가에도 의견을 모았다.

그는 또 전후 이스라엘에 역내 국가들과 융화를 확대할 기회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마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난 블링컨 장관은 사우디가 여전히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 수립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미국의 노력에도 중동 내 긴장은 더욱 고조되는 양상이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블링컨 장관을 만나 하마스 지도부를 찾고 인질들을 구출할 때까지 가자지구 남부 최대도시 칸 유니스에서 작전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또 이날 레바논 남부에서 무장정파 헤즈볼라 드론부대 책임자 알리 호세인 부르지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레바논 양국 국경의 긴장도 한층 확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중동 내 미군 기지를 겨냥한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지난해 10월 이후 이라크와 시리아 내 미군 기지는 127차례 공격을 받았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