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사랑에 이름도 바꾼 美 권투선수, 러시아 시민됐다

여러 차례 푸틴과 러시아에 대한 애정 드러내
NHL 퇴출 아이스하키 선수도 시민권 획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밝혔던 미국 프로 권투선수 케빈 존슨(45)이 결국 러시아 시민권을 취득했다. 9일(현지시간) 러시아 법령 정보 포털은 푸틴 대통령이 존슨에게 러시아 시민권을 부여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뉴저지 출신인 존슨은 지난해 4월 경기를 앞두고 링 위에 올라 "러시아에서 살고 싶다"며 푸틴에게 공개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존슨은 그동안 여러 차례 푸틴과 러시아에 대한 애정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지난해 8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복싱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러시아 국기 색과 푸틴 초상화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계체량 측정에 나서기도 했다. 또 푸틴을 기리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케빈 블라디미로비치'로 바꿨다며 "나는 이제 100% 러시아인"이라고 말했다.

푸틴 초상화 티셔츠를 입은 케빈 존슨. [사진출처=러시아 렌TV]

존슨은 앞서 지난해 9월 이미 러시아 시민권 공식 신청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즈베스티야와 타스 등 여러 현지 언론은 이 소식을 전하며 "존슨이 러시아에서 아내를 찾고 푸틴 대통령과 체스를 두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고 전했다. 20여년 경력 헤비급 프로 복서인 존슨은 60전 36승(20KO승) 2무 22패를 기록했다. 타이슨 퓨리, 앤서니 조슈아 등 세계적인 복서들과 맞붙어 패배한 전적이 있다.

푸틴은 이날 캐나다 출신 아이스하키 선수 브렌던 라이프식(30)에게도 러시아 시민권을 부여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활약했던 라이프식은 2020년 여성혐오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뒤 러시아대륙간하키리그(KHL)로 무대를 옮겼다. 그 역시 지난해 7월 푸틴에게 시민권 요청서를 썼다. 앞서 러시아는 미국 배우 스티븐 시걸과 프랑스 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 등 러시아를 지지한 유명 인사에게도 시민권을 부여한 바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