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현대차 부스 앞 길게 줄선 까닭은

청정수소 생산과정 재현
이동형 수소발전기 눈길
전기·전자 아키텍처 모형도

9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 마련된 현대자동차 부스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행사장의 메인 입구에 위치한 현대차 부스에는 새로운 모빌리티 혁신을 확인하고자 하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우선 메인 입구로 들어서자 현대차의 수소 밸류체인 확보 전략을 보여주는 미디어 테이블 9개가 놓여 있었다. 각 테이블은 수소의 생산-유통-활용의 과정을 보여줬다. 음식물 쓰레기,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에서 수소를 뽑아내고 수전해 기술을 통해 청정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을 차례로 설명했다.

이어 부스 한가운데로 걸어들어가자 커다란 이동형 수소연료전지 발전기가 눈길을 끌었다. 이동형 수소연료 발전기는 별도의 보조 전력저장장치 없이 연료전지 시스템만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160㎾의 최대 출력을 갖춰 전력 공급이 어려운 지역이나 정전 등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활용할 수 있다.

CES 2024 현대차 전시관에 설치된 미디어 테이블. 미디어 테이블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구축 전략을 단계별로 보여준다.[사진=현대차]

자리를 옮겨 더 안쪽으로 들어가자 현대차의 SDV 비전을 보여주는 SDV 전기·전자 아키텍처 모형이 놓여 있었다. 이 아키텍처는 SDV의 핵심 하드웨어 구조를 본뜬 구조물이다. 차량의 카메라, 레이더, 센서들이 도로를 인식하고 차량에 내장된 통합 제어기가 작동해 자율주행이 이뤄지는 동작 구조를 그대로 구현했다. 데이터의 흐름은 LED 빛의 이동으로 표시했다.

뒤편의 대화면에는 판교 주행 장면을 바탕으로 실제 자율주행 시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보여줬다. 도로 환경에 따라 차량이 스스로 좌회전, 우회전하자 자율주행을 위한 통합 제어기와 컨트롤러가 작동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SDV 아키텍처의 강점은 하나의 제어기가 고장나도 다른 제어기를 작동해 안전한 주행을 이어갈 수 있다는 '내결함성(fault tolerance)'이다.

SDV 아키텍처 옆에는 모든 제어기를 통제하며 SDV의 두뇌 역할을 수행하는 통합 제어기(HPVC·고성능차량용컴퓨터 )가 전시돼 있었다. HPVC는 운전자의 주행을 돕고 차량 내부에서 생성되는 데이터 간의 게이트웨이 역할을 한다. 고성능 컴퓨터가 탑재되면 차량의 성능, 안전, 편의성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인간 중심' 비전을 구현한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도 전시됐다. 둥근 부스 형태의 모빌리티인 DICE(Digital Curated Experience)는 퍼스널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AI를 기반으로 개인에게 최적화된 소프트웨어 기술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면형 인터페이스 '링패드(Ring pad)'를 통해 손쉽게 AI와 소통하고 퍼스널 모빌리티의 환경을 조정할 수 있다.

현대차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만든 물류로봇 스트레치[사진=현대차]

또한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보스턴 다이내믹스에서 개발한 물류 상하차 로봇 '스트레치(Stretch)'도 전시장 한 공간을 채웠다. 스트레치는 효율적이고 안전한 물류 작업을 위한 자율 로봇이다. 스트레치는 AI를 바탕으로 모든 상자에 대해 실시간으로 결정을 내린다. 이날 전시에서 스트레치는 바닥에 놓인 박스를 직접 운반하는 시연을 하고 있었다. 스스로 세운 규칙에 따라 물류를 분류하기 때문에 사전에 별도의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작동할 수 있다. 최대 무게 50파운드(약 22.7kg)의 상자를 운반할 수 있으며 한 번에 여러 상자를 집을 수도 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