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개인 ‘진검승부’...곱버스 VS. 레버리지 베팅 [이슈N전략]
[한국경제TV 신재근 기자]
<앵커> 새해 들어 코스피가 주춤한 배경에는 기관의 폭풍 매도가 자리하고 있는데요. 기관은 일주일 만에 국내증시에서 3조 원어치나 팔아치웠습니다.
이런 가운데 기관은 지수 하락의 두 배 수익률을 추종하는 이른바 ‘곱버스’를 가장 많이 순매수 하며 하락에 연일 베팅하고 있습니다.
신 기자, 기관과 개인이 정반대 매매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새해 들어 어제까지 일주일 동안 개인과 기관의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요.
기관은 지수 하락의 두 배 수익률을 추종하는 코스닥 200선물인버스 2X ETF, 일명 곱버스 ETF를 1,500억 원어치 순매수 했습니다. 기관이 가장 많이 산 종목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기관은 코스피 지수가 하락하면 같은 1배수 비율로 상승하는 KODEX 인버스도 300억 원 넘게 샀습니다.
아무래도 지난달 지수가 산타 랠리로 한 달 만에 150포인트 가까이 오르면서 단기 하락에 무게를 두고 베팅한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개인은 지수 상승의 두 배 수익률을 거두는 KODEX 레버리지를 3천억 원어치 순매수 했습니다.
기관과 다르게 개인은 지수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데 베팅하고 있습니다.
<앵커> 곱버스나 레버리지 모두 단기 투자에 적합한 상품 아닙니까. 시장은 지수 전망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시장 전문가들 얘기를 들어보면 1분기말까지 코스피가 횡보할 것이란 의견이 많습니다. 투자자들이 1분기 실적이 나오기 전까지 관망할 것이란 이유에서인데요.
1분기 실적에 따라서 낙관적으로 추정된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거나 아니면 하향 조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상장사들의 그 이듬해 실적은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 근거해 추정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올해 코스피 상장사의 순이익 추정치는 약 180조 원입니다. 지난해 시장 예상치(110조 원 수준)보다 50% 넘게 불어난 수치입니다. 지난해 부진했던 반도체 이익이 올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는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입니다. 만약 1분기 실적이 기대치보다 밑돌면 투자자들은 올해 실적이 과대 추정됐다고 보고 차익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인데요. 반대로 기대치보다 실적이 더 잘 나오면 주가는 강세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때문에 1분기 실적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때 잡힌 실적 전망의 방향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코스피가 단기 횡보할 것이란 의견대로 지지부진하게 될 경우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는 건 위험한 일 아닙니까?
<기자> 레버리지나 곱버스가 단기 투자에 적합한 이유는 ‘음의 복리효과’ 때문입니다.
특히 횡보장에서는 이들 상품에 투자하는 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말하는데요.
예를 들어, 코스피 200이 첫날 10% 오르고, 다름 날 10% 내린다고 가정하면 코스피 200은 원금 대비 약 99% 금액이 남는 반면, 레버리지 ETF는 96%만 남습니다. 이틀 만에 -4% 수익률을 기록하게 되는 건데요. 이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할수록 계속해서 수익률 차이가 벌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음의 복리 효과를 계좌가 녹는 마법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지수 변동이 클수록 음의 복리 효과가 커지고, 한번 크게 하락하면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짧은 기간 투자하는 것이 효율적이란 조언이 나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신재근 기자 jkluv@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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