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도, 불펜도 OK…'NC서 새 출발' 김재열의 각오 "기회 있다면 잘할 수 있다"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마무리캠프가 한창 진행 중이었던 지난해 11월 22일, 2024시즌 준비를 위해 일본 오키나와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던 투수 김재열(NC 다이노스)은 뜻밖의 소식을 접했다. 2차 드래프트로 KIA 타이거즈에서 NC로 이적하게 됐다는 것이었다.
NC는 지난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투수 배민서(한화 이글스), 이종준(LG 트윈스), 포수 박대온(SSG 랜더스), 김철호(KT 위즈)까지 네 명의 선수를 떠나보냈다. 그러면서 각각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 외야수 송승환(전 두산 베어스), 투수 김재열을 지명했다.
NC는 1군과 2군을 오가며 선발, 불펜을 모두 경험했던 김재열의 활약을 기대한다. 김재열은 2014년 2차 7라운드 11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에 지명됐으나 이렇다 할 활약 없이 방출 통보를 받았고, 2020년 KIA에서 다시 기회를 얻었다. 지난해까지 1군에서는 94경기 104⅔이닝 2승 3패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6.36, 2군에서는 87경기 211⅔이닝 12승 9패 2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4.34의 성적을 남겼다.
김재열은 2020년과 2021년 1군에서 각각 14경기, 24경기에 등판한 데 이어 2022년 47경기를 소화하면서 꾸준히 자신의 입지를 넓혀갔다. 특히 8월 한 달만 놓고 보면 9경기 7⅓이닝 2홀드 평균자책점 2.45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다만 9월 이후 부진했던 김재열은 아쉬움을 남긴 채 시즌을 마감했고, 지난해에는 1군에서 9경기밖에 나오지 못했다. 결국 경쟁에서 밀려난 김재열은 새로운 팀에서 2024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이적 당시 상황을 떠올린 김재열은 "마무리캠프를 오키나와로 갔으니까 다른 팀으로 간다는 걸 애초에 생각하지 못했다. '보호선수 명단에 100% 묶였구나'라고 생각하고 훈련에 임했는데, 갑자기 소식을 듣게 돼 당황하긴 했다"면서도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여러모로 내게 좋은 기회인 것 같더라. 부산에 사는 가족과 가까워졌다. 나를 좋게 봐주신 NC 구단에 감사하다. 좋은 인상을 남겼기에 이렇게 기회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같이 경기 했던 선후배들도 많고, 벌써 팀에 적응한 느낌"고 말했다.
김재열은 비교적 기회가 많았던 2022년을 돌아보기도 했다. "항상 패전조로 나갔고, 1군과 2군을 오가면 주어진 기회를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다가 그 당시에는 필승조가 다 빠져나가면서 내가 무조건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그런 책임감을 느낀 게 그때가 처음이었는데, (중책을 맡는 게) 더 좋은 것 같더라. 나는 책임감이 있어야 퍼포먼스나 집중력이 올라간다고 생각했고, 그러면서 성적이 좋아졌다"고 전했다.
다만 지난 시즌 성적은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어떤 게 문제였을까. 김재열은 "보직 변경이 있었다. 2군에서, 또 투수로 뛰면서 선발로 나선 게 지난해가 처음이었는데 2군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런데 1군에 올라갔을 땐 선발로 기회를 받지 못해서 몸의 루틴이 안 맞은 부분도 있다"고 아쉬워했다.
일단 보직이 확실하게 정해진 건 아니다. 선발과 불펜 모두 가능성이 열려 있다. 강인권 NC 감독은 지난 8일 신년회 행사가 끝난 뒤 "김재열은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선발을 소화했더라. 지난해 불펜으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선발 후보군에 합류해 어느 정도의 실력인지 지켜봐야 할 것이고, 훌륭한 모습을 보이면 선발로 활용할 수 있다. 불펜에서의 활용도가 높을 수도 있기 때문에 폭넓게 보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재열은 "지난해 커브를 구사하면서 좀 편안한 감이 있었다. 손승락 KIA 퓨처스 감독님께서 많이 주문하셨는데, (커브를) 살리고 제구적인 부분도 신경 쓰면서 경쟁력을 끌어올린 것 같다"며 "해봐야 알겠지만, 어떤 보직이든 기회만 있다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선발로 나갈 수 있다는 건 기사로 봤고, 준비를 하고 있긴 하다. 언제든 가능한 것이고 팀에서 날 필요로 하니까 최대한 (팀 상황에) 맞춰가자는 생각이다. (올해는) 스스로에게 기대가 되는 시즌"이라고 앞으로의 활약을 다짐했다.
사진=창원, 유준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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