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차별화된 경험 파는 공간을 지향합니다”
“백화점과 호텔이 소비재가 아니라 경험재를 파는 곳으로 거듭나면서 공연장의 새로운 경쟁자가 되고 있습니다. 세종문화회관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차별화된 경험과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는 공간으로의 변화를 추구할 예정입니다.”
안호상(65)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라운지에서 가진 ‘2024 세종문화회관 사업설명회’에서 “시민의 삶 속에서 살아 숨 쉬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겠다”면서 “또 초개인화하는 소비 패턴에 맞춰 전통적 티켓 판매를 벗어나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세종문화회관 안 사장 취임 이후 ‘예술단 중심의 제작극장’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서울시무용단 ‘일무’의 뉴욕 링컨센터 진출, 매진을 기록한 서울시오페라단 ‘투란도트’와 서울시뮤지컬단의 ‘다시, 봄’은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안 사장은 “제작극장 선언 2년 차에 큰 성과를 거두면서 힘을 얻었다”고 자평하면서 “3년 차인 올해는 그동안 축적된 제작극장으로서의 역량과 노하우를 담은 작품들을 더 많이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은 올 시즌을 29개 작품(229회)으로 채웠다. 서울시예술단 작품 24편을 비롯해 기획공연 2편과 공동주최 3편이다. 다만 올해 출범하는 서울시발레단 공연은 안무가와의 계약 등이 최종 확정되는 대로 추가 공개된다. 이번 시즌 작품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가 출연하는 9월 서울시오페라단 ‘토스카’이다.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의 주역으로 활동한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이 함께 출연한다.
또 지난해 뉴욕 링컨센터 무대에 올라 찬사를 받은 서울시무용단의 ‘일무’는 5월 완결된 4막 구성의 뉴욕 버전을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다. 10월에는 한국 무용계의 원로 국수호와 현대무용의 스타 안무가 김재덕이 신작 ‘국수호, 김재덕의 사계’를 선보인다. 고선웅 단장이 직접 각색·연출하는 서울시극단의 신작 ‘욘 John’과 ‘퉁소소리’를 비롯해 MZ세대를 겨냥한 서울시뮤지컬단의 신작 ‘더 트라이브’ 등도 기대를 모은다.
여름에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협업해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싱크 넥스트’는 올해로 세 번째 시즌을 이어간다. 미술작가 우국원과 이란의 극작가 겸 연출가인 아미르 레자 쿠헤스타니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날 세종문화회관의 시즌 프로그램 발표에서 주목되는 것은 젊은 세대를 잡기 위한 마케팅의 도입이다. 세종문화회관은 지난해 여름 컨템포러리 시즌 ‘싱크넥스트23’에서 국내 공연계 최초로 도입해 화제를 모았던 구독 서비스를 올 시즌 전체로 확대 운영한다. 구독 서비스는 연회비 3만 9600원(월 3300원)을 내면 1년 내내 ‘세종시즌’ 공연을 최대 40%까지 할인받는 프로그램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 서재, 카페 아티제 등과 제휴를 통해 1개월 이용권 및 디저트 쿠폰 등도 제공한다. 전용라운지에서 대기 없이 티켓을 수령하고 케이터링과 굿즈를 제공하는 특화 서비스 ‘스위트석’도 새롭게 선보인다. 여기에 여름 컨템포러리 시즌 ‘싱크넥스트’의 경우 서울 성수동에 팝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안 사장은 “요즘 젊은 세대들은 돈을 더 내더라도 차별화된 경험과 서비스를 선호한다. 공연이 아무리 좋아도 제공하는 방식이 낡아 있으면 관객을 불러모으지 못한다”면서 “이번에 새로 도입하는 서비스를 통해 세종문화회관이 더 많은 관객에게 새로운 공간으로 인식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존 사회공헌사업은 새로운 브랜드 ‘모든누구나’로 통합,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누리는 예술경험 ‘누구나 클래식’(구 천원의 행복), 음악으로 키워가는 문화소외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 ‘누구나 꿈나무오케스트라’, 서울 구석구석 직접 찾아가는 예술의 즐거움 ‘누구나 예술로 동행’, 일상을 축제의 공간으로 변모시키는 ‘누구나 세종썸머페스티벌’ 등이 연중 펼쳐진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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