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줄 앉은 최태원도, 가죽재킷 정의선도…총수들이 찾아다닌 곳 [CES 2024]

최현주, 임주리, 심서현 2024. 1. 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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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6시(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소비자가전쇼(CES) 2024’ 개막을 하루 앞둔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진행된 롤랜드 부시 지멘스 최고경영자(CEO)의 기조연설을 듣기 위해서다.

최 회장의 CES 2024 첫 일정이 지멘스의 기조연설이 된 데는 그의 의지가 반영됐다. SK관계자는“이번 일정은 순수하게 (최 회장의) 관심대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기조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최 회장은 뒷줄에 앉아 연설을 경청했다. 기조연설이 끝난 후에도 최 회장과 롤랜드 CEO와의 미팅은 없었다. 지멘스와의 협업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최 회장이 “(기조연설을) 한번 들어보려고 왔다”고 답했다. 최 회장은 9일 퀄컴의 기조연설도 참관할 예정이다. 이 역시 최 회장이 직접 고른 일정이다.

CES 2024 개막을 하루 앞두고 한국 대기업 총수들의 발걸음이 라스베이거스로 향하고 있다. 현장을 찾은 총수들의 행보에는 그들의 고민이 녹아있다.

'CES 2024'를 찾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기자단

최 회장이 기조연설을 챙긴 지멘스는 독일에 본사를 둔 유럽 대표 전기‧전자기업이다. 올해 설립 176년을 맞은 지멘스는 최근 인공지능(AI)이 결합한 스마트공장 사업과 디바이스 경험(DX)을 공격적으로 진행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유럽 완성차 업계의 차량 소프트웨어(SW) 개발 표준인 ‘오토모티브 스파이스’(ASPICE) 레벨2 인증을 받았는데 이때 지멘스 솔루션을 적용했다. 9일 찾을 퀄컴은 대표적인 모바일 반도체 기업이다.

2년 만에 CES를 찾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이날 현대차 미디어 데이 행사를 끝까지 지켜봤다. 정장 대신 가죽 재킷과 면바지를 입은 정 회장은 옆은 최근 영입한 전 주한 미국 대사인 성 김(Sung Y. Kim) 자문역이 함께 했다.

퀄컴이 'CES 2024'에서 선보인 차량용 스냅드래곤 플랫폼. 라스베이거스=고석현 기자

이날 정 회장은 “(다른 기업의 기조연설이나 전시를) 많이 보려고 한다”며 “안전을 위해 정보통신(IT)을 접목한 것이라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은 반도체와 AI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가 보이고, 정 회장은 자동차 업체지만 IT를 중점적으로 개발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은 10일 CES 2024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다. 그간 역대 CES에서 기조연설을 맡았던 한국 업체는 삼성전자, LG전자뿐이었다. HD현대는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미래 인프라 건설 기술을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다. 이를 위해 지난해(약 180평)의 두 배 수준인 300평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했다.

'CES 2024'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뉴스1

정 부회장의 기조연설 주제도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Site Transformation)’이다. 바다에 이어 육상 인프라로 확장이 가능한 HD현대의 인프라 건설 분야 혁신 의지를 담았다고 한다.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도 주요 경영진과 함께 국내‧외 주요 기업관을 둘러보고 협력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날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은 프레스 콘퍼런스를 진행하고 각각 AI 미래 비전을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대신 CES 2024에 참석한 한 부회장은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삼성전자는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하는 AI를 구현하고자 10년 넘게 투자해왔고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일상생활에서 AI를 활용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 미국=임주리ㆍ심서현 기자,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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