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최악의 5년" WB, 올 세계성장률 2.4% 전망
세계은행(WB)은 고금리, 고물가, 중국의 약세 등으로 인해 2024년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3년 연속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30년 만에 '최악의 5년'을 기록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중동 등에서 점점 고조되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올해 글로벌 경제 전반에 새로운 단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WB는 9일(현지시간) 공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2024년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2.4%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 6월 보고서에서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과 동일하다. 하지만 지난해 성장률(추정치 2.6%)을 밑돌면서 3년 연속 내리막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0년대 평균과 비교해도 0.75%포인트가량 낮은 수준이라고 WB는 지적했다.
WB는 "세계 경제가 30년 만에 가장 약한 5년을 보내게 될 것"이라며 "긴축적인 통화정책, 제약적인 금융여건, 취약한 글로벌 교역 등의 여파로 세계 경제활동이 지속적으로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 이어 최근 중동에서 발생한 분쟁은 지정학적 위험을 고조시키고 상품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면서 세계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경제 성장률은 2025년에야 2.7%로 반등할 전망이지만, 이 또한 작년 6월 제시했던 전망치 대비로는 0.3%포인트 낮다.
이번 보고서에서 WB는 지정학적 긴장이 점점 고조되면서 세계 경제에 단기적으로 새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자칫 중동 지역에서 전쟁이 확대될 경우 에너지,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이어지며 세계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른 리스크로는 높은 실질금리 및 금융 스트레스,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예상보다 약한 중국의 성장, 무역 파편화, 기후변화와 관련한 재난 등이 꼽혔다. 특히 세계 교역 성장률이 팬데믹 이전 10년 평균치의 절반 수준에 그치면서 개발도상국 등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세부적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선진국 경제는 올 한 해 동안 1.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 6월 제시했던 올해 전망치와 동일하다. 다만 작년 성장률(추정치) 대비로는 0.3%포인트 낮아졌다. 미 경제는 올해 1.6%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작년(2.5%)보다는 둔화했지만, 견조한 소비지출 등에 힘입어 기존 전망치보다 0.8%포인트 상향된 수준이다. 일본의 올해 성장 전망치 역시 기존보다 0.2%포인트 높은 0.9%로 제시됐다. 반면 EU지역의 경우 올해 전망치(0.7%)가 기존 전망치 대비 0.6%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5%대에서 올해 4.5%로 둔화할 전망이다. WB는 "이는 팬데믹 이후 30년 만에 가장 느린 속도다. 미지근한 소비자 심리, 지속되는 부동산 침체 등으로 성장 둔화가 이어질 것"이라며 "중국이 예상치를 1%포인트 밑돌 경우 전체 글로벌 성장이 0.2% 감소하는 부정적 파급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중국의 성장 둔화는 개도국에 미칠 여파가 불가피하다. 신흥 경제와 개도국의 성장률은 지난해 4.0%, 올해 3.9%로 제시됐다. WB는 "주요 경제국 대부분의 성장 둔화, 글로벌 무역 부진, 수십 년 만에 가장 긴축적인 금융여건 속에서 많은 개도국들의 중기 전망은 어두워졌다"면서 "개도국의 3.9% 성장 전망은 지난 10년간 평균보다 1%포인트 이상 낮다"고 짚었다.
WB그룹의 인더미트 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인 성장은 여전히 약할 것이며 많은 개도국, 특히 최빈국이 함정에 빠질 것"이라며 "대대적인 방향 수정이 없다면 2020년대는 기회를 낭비한 10년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에 한국에 대한 전망은 포함되지 않았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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