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수소·소프트웨어, 하이닉스는 ‘AI 메모리’에 미래 걸었다
음식물 쓰레기를 이용해 생산한 수소로 달리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며 스마트폰처럼 업데이트할 수 있는 자동차. 단순 이동수단을 넘어 생활 전반을 바꾸는 플랫폼이 될 스마트카. 현대자동차가 그리는 미래 모빌리티의 모습이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 2024’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현대차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글로벌 미디어 데이를 열고 ‘수소’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를 두 축으로 하는 미래 비전을 내놨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기존 연료전지 브랜드인 ‘HTWO’를 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로 확장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CES에서 현대차의 최대 화두는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라 불리는 SDV다. 이날 현대차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대전환을 위한 그룹 중장기 전략’을 공개하며 SDV 시장의 리더가 되겠다는 야심을 내비쳤다. SDV는 스마트폰처럼 차량 소프트웨어를 최신 상태로 수시로 업데이트할 수 있고, 외부 교통 데이터 등을 활용해 자율주행 기술도 더 쉽게 구현할 수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가죽 재킷에 면바지의 편안한 차림으로 행사장 맨 앞줄에 앉아 발표를 끝까지 지켜봤다. 정 회장은 “수소는 후대를 위해 준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안전을 위해 IT를 (모빌리티에) 접목했지만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D램 반도체의 1분기 감산 완화를 시사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부족으로 생산량을 줄여야 했던 지난 2년간의 겨울을 지나 ‘AI 봄바람’을 기대하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3년 이내에 시가총액 200조원”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시가총액(약 100조원)의 2배 성장을 3년 안에 이루겠다는 것. 비결로는 ‘인공지능(AI) 메모리’를 꼽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오후 6시(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 모습을 드러냈다. 롤랜드 부시 지멘스 최고경영자(CEO)의 기조연설을 듣기 위해서다. 최 회장의 CES 2024 첫 일정이 지멘스의 기조연설이 된 데는 그의 의지가 반영됐다. 기조연설이 끝난 후에도 최 회장과 롤랜드 CEO의 미팅은 없었다. 지멘스와의 협업 등을 묻는 말에 최 회장이 “(기조연설을) 한번 들어보려고 왔다”고 답했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유럽 완성차 업계의 차량 소프트웨어(SW) 개발 표준인 ‘오토모티브 스파이스’(ASPICE) 레벨2 인증을 받았는데 이때 지멘스 솔루션을 적용했다. 최 회장은 9일 퀄컴의 기조연설도 참관할 예정이다. 이 역시 최 회장이 직접 고른 일정이다.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은 10일 CES 2024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다. HD현대는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미래 인프라 건설기술을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다. 이날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등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미래 비전을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대신 CES 2024에 참석한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하는 AI를 구현하고자 10년 넘게 투자해 왔고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일상생활에서 AI를 활용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 임주리·심서현 기자, 최현주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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