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 서울, 객단가 공개…‘객단가?’ ‘빌단가?’ 헷갈리네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4. 1. 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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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대백화점이 주력 매장 더현대 서울 ‘객단가’를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유통업계에서 핵심 재무지표인 객단가를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이는 ‘더현대 서울 객단가가 낮다’는 유통업계 수군거림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은 보도자료에서 더현대 서울 객단가가 2023년 10만1904원이라고 밝혔다. 유통업태 관련 여러 통계에서는 포괄적으로 ‘객단가(客單價)=매출액(구매 금액)/고객 수’로 규정해왔다. 이는 고객 1인당 평균 구매 금액을 뜻한다. 하지만, 현대백화점을 포함한 백화점업계에서 관행적으로 다룬 객단가는 이런 개념과 차이가 있다. 백화점업계 객단가는 구매 금액을 매출 건수로 나눠 산출한다. 현대백화점 측이 밝힌 객단가 산식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런 산식은 객단가의 사전적 의미와는 일치하지 않는다. 객단가는 ‘1인당’ 개념이 내포돼 분모에 고객 수가 놓인다. 현대백화점이 밝힌 객단가 산식 분모에 해당하는 ‘매출 건수’와는 적잖은 간극이 존재한다. 예컨대, 3개 브랜드가 입점한 A백화점 월매출이 편의상 100원이라 치자. 이때 1인당 소비 관점에서는 1명이 매출을 만들었는지, 복수의 고객이 매출을 만들었는지에 따라 객단가 변동성이 커진다. 반면, 현대백화점 산식처럼 ‘구매 건수’로 객단가를 규정하면 고객 3명이 만든 매출과 고객 1명이 만든 매출이 구분되지 않는 맹점이 존재한다.

가령, 더현대 서울 2023년 매출(1조원)을 객단가(10만원)로 나누면 구매 건수는 1000만건으로 추정된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더현대 서울 연평균 방문객 수는 약 4000만명이다. 결국 연평균 4000만명이 더현대 서울을 찾아 1000만건의 구매 행위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객 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어 구매액을 구매 건수로 나눠 객단가의 대용치(Proxy)로 활용할 뿐 대외적으로 객단가를 언급하는 것은 삼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헬스앤뷰티 업종에서는 내부적으로 ‘빌단가(영수증당 단가)’라는 명칭을 쓰는 것으로 알려진다. ‘빌단가’는 결제 금액을 영수증 숫자로 나눈 것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더현대 서울의 승승장구를 시샘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보니 현대백화점 측에서 객단가를 공개한 것 같다”며 “다만, 객단가가 갖는 사전적 의미와는 다른 산식으로 수치를 밝혀 혼선을 초래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42호 (2024.01.10~2024.01.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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