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부서 연수에 용역업체 상품권·위스키 접대 의혹

교육언론창 윤근혁 2024. 1. 9.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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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EBS 직원들도 "이건 갑질" 블라인드에 글... 해당업체는 접대 부인

[교육언론창 윤근혁]

 EBS 홈페이지.
ⓒ 교육언론창
EBS(한국교육방송공사)의 한 사업부가 특정 용역업체와 평일 고급 리조트에서 1박2일 연수를 하면서 '상품권, 고급 위스키, 스파이용권 등을 접대 받았다'는 폭로 글들이 기업체 직원 인증 커뮤니티인 EBS 블라인드에 올라온 것으로 확인됐다. 접대한 회사로 지목된 쪽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전면 부인했지만, 이 같은 제보를 공기업 내부자 제보사이트에서도 공식 이첩 받은 EBS는 자체 감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라인드에 올라온 인증 글 "업체에 비용 부담, 갑질"

9일 교육언론[창]이 확인한 EBS 관계자 증언과 관련 문서 등에 따르면 EBS 디지털교육서비스부(직원 11명)는 지난 해 10월 18일부터 1박 2일간 '2024년 EBS 플랫폼 고도화 대응 집중작업 계획' 수립을 명분으로 연수를 했다. 연수 장소는 충북에 있는 고급 리조트였는데, 이 연수에는 용역업체인 A회사 직원 14명가량도 동참했다.

이 연수가 진행된 뒤 지난 해 11월부터 최근까지 블라인드에는 EBS 직원 인증을 받은 인사들이 적은 수십 개의 의혹 제기 글(댓글 포함)이 올라왔다.

한 직원은 "최근 업체에 비용 부담을 전가하는 '갑질'을 일삼으며 워크숍을 갔던 부서가 있다는 소문이 있다"면서 "감사부에서도 나섰다고 하는데, 요즘 같은 시절에 갑질이 웬말인가? 쉬쉬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고 적었다.

다른 직원도 글에서 "(EBS 사업부 직원들이) 업체 갑질로 근무일에 스파리조트 워크숍이라고 가서는 위스키 마시며 놀고 상품권까지 받아서 감사받는 중?"이라면서 "그런 곳이 우리 회사 IT 핵심부서라니..."라면서 개탄했다. 다른 직원은 "고급 양주, 근무시간에 6만 원대 스파에 물놀이까지? 상품권도 하나씩 들고 갔니?"라면서 비판했다.

또 다른 직원도 "이 정도면 EBS 명예를 실추시킨 것이고, 구성원의 사기도 20층에 떨어뜨린 격"이라면서 "(EBS) 동료, 용역사, 관계자 모두 참고인 조사하고 (제보와 감사) 사후에 어떤 마사지 같은 시도가 없는지 철저히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해 12월 5일 블라인드에 올라온 EBS 직원 인증 글.
ⓒ 교육언론창
이런 주장을 반박하는 글도 보였다. 한 직원은 "스파는 자유시간에 이용했고, 할인 때문에 일괄 결재 후 개인 정산(3만 3500원)이었고 양주는 (EBS 디지털교육서비스부) 부장이 가져오고 상품권은 스타벅스 3만 원인데 문제 확인 후 조치했다. 정산 중에 일어난 오해였다"고 해명했다.

사실 확인을 위해 교육언론[창]이 실제 워크숍 일정표를 확인한 결과 리조트 스파는 연수 첫날인 18일 오후 4시부터 오후 7시까지 '자유시간'에 간 것은 맞다. 관련 인사에 따르면 EBS 직원 7명 이상이 스파에 갔다.

문제는 이 자유시간이 EBS가 내부 기안한 일정표에서는 '공교육 튜터링시스템 구축'이라는 연수 시간이었다는 것이다. 내부 기안한 공식 일정표와 다르게 실제 일정표는 이중 작성되었던 것이다.

접대 의혹 이어 이중 일정표 작성... 연수시간은 2시간뿐?

공식 일정표는 1박 2일간 4차례 각 2시간씩 모두 8시간을 연수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 진행된 일정표를 보면 1박 2일 기간 연수(세미나)가 진행된 것은 18일 오후 2시부터 오후 4시까지 2시간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교육언론[창]이 이중 일정표를 입수해 내부 기안 일정표와 비교해 본 결과다.

해당 부서 EBS 직원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것은 여행 관람과 스파, 저녁 회식, 커피 타임 등이었다. 이 시간에 용역업체로부터 스파이용권, 스타벅스 상품권, 위스키 접대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EBS 감사부서도 지난 해 11월 8일쯤부터 자체 감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부서와 해당 연수 상황을 잘 아는 EBS 직원은 교육언론[창]에 "스파이용권은 업체에서 일괄 결제한 뒤 문제가 된 뒤 나중에 직원들이 분담했다고 들었고, EBS 직원들이 제공받은 스타벅스 각 3만 원짜리 상품권은 최근까지도 회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EBS 부장이 양주를 제공했는지는 몰라도, 업체에서는 조니워커 위스키 35만 원짜리를 직원들에게 대접한 것이 팩트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EBS 해당 부서가 직위를 남용해 용역업체에 대접을 받은 것이며, 공기관인 EBS의 청렴성을 해쳐 이미지를 망가뜨린 행위"라면서 "이를 제대로 감사해야할 관련 부서에서 석연찮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문제를 교육언론[창]에 제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직원 "EBS 청렴성 해친 행위"... 용역업체 "어떤 접대도 안 했다"

이에 대해 교육언론[창]은 논란이 된 EBS 디지털교육서비스부 부장에게 설명을 듣기 위해 지난 9일에 이어 10일에도 전화를 걸고, 문자도 보내 관련 내용을 물었다. 하지만 이 부장은 두 차례에 걸쳐 '회의(수업) 중이니 나중에 전화하겠다'고 문자로 답변한 뒤 결국 기자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해당 A업체 상무는 교육언론[창]과 한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그 연수에서 EBS 직원들에게 상품권이나 스파이용권, 양주 등 어떤 대접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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