女비서에 "너네 같이 잤냐, 부부냐?"…민주, 현근택 성희롱 논란 조사

'친명' 현근택, 성희롱 발언으로 논란
野, 의총에서 '심각성 인지' 문제 제기
홍익표, 당 사무처에 조사 의뢰 방침

더불어민주당이 성희롱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친명계'로 꼽히는 현근택 부원장은 비명계로 분류되는 윤영찬 의원 지역구인 경기 성남 중원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9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회의 전) 의원총회에서 현근택 변호사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당 사무처에 (조사를) 의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자유발언에서 한 의원이 조치가 필요하지 않겠냐고 발언했는데, 이에 홍익표 원내대표가 당 사무처에 즉각 처리하라면서 조사를 의뢰했다"고 부연했다.

현 부원장은 지난해 12월 경기 성남시의 한 술집에서 열린 송년회에서 지역정치인의 수행비서 여성 A씨에게 "너희 부부냐"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A씨가 '누가 누구랑 부부예요'라고 되묻자, 해당 지역정치인과 A씨를 지칭하며 "너네 감기도 같이 걸렸잖아"라고 말했다고 한다. 현 부원장은 A씨의 자제 요청에도 이 같은 취지의 발언을 계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너네 같이 사냐는 말에 뒤통수를 한 대 맞는 느낌이었다"며 "나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 '너네 부부냐' '너네 같이 잤냐' 하는 목소리가….그날 밤을 꼬박 새웠다"고 토로했다. 이 사건 이후 A씨는 일까지 그만두게 됐다고 한다.

현 부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수행비서 A씨에게) 사과하는 것이 좋겠다는 연락이 왔었다"며 "술을 마신 상태라서 기억이 없다고 했지만, (A씨가 수행하던 지역정치인이) '그런 표현은 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해서 그대로 따랐다"고 밝혔다. 현 부원장은 사건 이튿날 A씨에게 10통이 넘도록 전화하고, '죄송하다'는 취지의 문자를 남겼다고 한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직접 뵙고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다"며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언행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