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내일 퇴원, 당분간 자택서 치료...당 "메시지 낼 것"

손국희, 김정재 2024. 1. 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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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퇴원한다. 2일 부산에서 흉기 습격으로 목 부위에 자상을 입은 지 8일 만이다.

권혁기 당대표 정무기획실장은 9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표의 상태가 많이 호전돼 내일(10일) 퇴원한다”며 “퇴원하면 자택으로 귀가하고, 당분간 자택에서 치료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울대병원에서 퇴원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병원을 떠나면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권 실장은 “(이 대표) 퇴원 메시지가 있다”며 “메시지 발표 방식은 추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퇴원 시간에 대해서는 “아직 특정하지 않았다”며 “폴리스·포토라인을 설치하고 취재 가능한 시간을 공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일부 비명계 의원들의 탈당 예고 등 정치 상황을 보고받고 있냐는 질문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 대표는 10일 퇴원한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피습 후 특별한 발언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기에 퇴원 일성으로 어떤 메시지를 낼지 주목된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본인의 상태를 국민에게 알리고, 무엇보다 그동안 걱정해준 국민에게 감사의 말을 드리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 야권의 분열 상황과 관련한 메시지를 낼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직까지 그런 주제에 대해 언급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짧게라도 육성 입장 표명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이 대표 측은 “목 부위 수술을 받은 이 대표가 말을 길게 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 글 형태로 입장을 공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날 권 실장은 이 대표의 당무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번주(10, 12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도 참석하지 않는다. 하지만 병원을 퇴원하면서 이 대표의 당무 복귀는 초읽기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많다.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출판기념회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류호정 정의당 의원,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양 대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강정현 기자


퇴원한 이 대표 앞에는 만만치 않은 난제가 놓여 있다. 당장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9일 이 대표를 겨냥해 “하루의 시간이 남았다. ‘원칙과 상식’의 요구에 답변하지 않으면 10일 기자회견장에 설 수밖에 없다”고 탈당을 예고했다. 조 의원과 이원욱·김종민·윤영찬 의원으로 구성된 원칙과 상식은 이 대표 사퇴와 통합 비대위 구성을 요구해왔다.

또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11일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예고했다. 당내에서는 ‘비명계 배제’라는 논란도 커지고 있다. 민주당 윤리감찰단은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표결에 불참한 비명계 이원욱 의원에 대한 감찰에 돌입했고, 비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에 친명계 원외 인사가 잇따라 ‘자객 공천’에 나서고 있다. 한 친명계 중진의원은 “복잡한 당 상황을 고려해 이 대표의 당무 복귀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심한 거 아닐까요” 정성호와 문자도 포착


2023년 11월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참석해 정성호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한편 이날 이 대표는 부적절한 언사로 논란을 빚은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해 윤리감찰을 지시했다. 친명계인 현 부원장은 지난달 29일 시민단체 송년회에서 한 지역 정치인의 수행비서에게 성희롱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현 부위원장은 비명계 윤영찬 의원 지역구인 경기 성남중원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다.

또 같은날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이 대표와 ‘친명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의 문자 메시지 대화가 취재진에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문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정 의원에게 “현근택은 어느 정도로 할까요”라고 물었다. 현 부위원장 징계 수위를 정 의원에게 상의한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이 대표에게 “당직 자격 정지는 돼야 하지 않을까.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 컷오프 대상”이라고 답변했다. 이후 이 대표가 “너무 심한 거 아닐까요?”라고 걱정을 드러내자 정 의원은 “그러면 엄중경고. 큰 의미는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한편 정 의원은 10일 퇴원하는 이 대표에게 “부산대병원에서 응급조치 잘 해주셔서 수술 잘 받았다고 부산 의료진에게 감사 인사 먼저 꼭 해야겠습니다”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2일 피습 직후 부산대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뒤 소방헬기를 통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과정에서 불거진 ‘지역의료 비하’ 논란을 의식한 제안으로 보인다.

손국희ㆍ김정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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