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쟁이 둔 워킹맘의 ‘봉사 화력’, 8명 제자훈련하는 ‘마르다들’ 비법은?

김아영 2024. 1. 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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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다른 이들의 예배와 영적 성장 등을 위해 '마르다'로 사역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바쁜 시간을 쪼개 하나님 사역에 우선순위를 둔다는 원칙으로 지난 28년간 교회학교 사역에 헌신했다.

주 교수는 "은혜 없는 봉사는 괴롭고 소진되기 쉽다. 새해에 성도들이 새로운 사역으로 분주할 수 있는데, 말씀·기도로 회복할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며 "교회도 무조건적 봉사보다 은사에 따른 봉사를 권면한다면 성도들이 자신의 소명을 발견하며 보람을 느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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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마르다 세우기] <하> 지속가능한 섬김의 길
김박현(오른쪽 다섯 번째) 수원서부교회 장로가 지난해 7월 선교사역원 회원들과 단기선교차 방문한 태국 치앙마이에서 현지 카렌족 주민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박현 장로 제공

교회에서 다른 이들의 예배와 영적 성장 등을 위해 ‘마르다’로 사역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오랜 시간 섬김의 자리를 지킨 마르다들은 어떻게 번아웃의 위기를 넘기며 은혜의 시간을 누려왔을까. 지속가능한 사역을 이어가고 있는 마르다들은 자신이 먼저 은혜받는 ‘마리아’로 준비하는 게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주상락 미국 바키대학원대 선교학 교수는 연초 새로운 사역에 매진하기 전 성도들의 영적 재정비가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28년 교회학교 사역의 비결

1991년부터 수원서부교회에 출석하는 김박현(55) 장로는 진로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바쁜 시간을 쪼개 하나님 사역에 우선순위를 둔다는 원칙으로 지난 28년간 교회학교 사역에 헌신했다.

지난해 사역의 자리를 옮겨 선교사역원장이 된 그는 은퇴 선교사의 노후 문제를 깊이 연구하며 파고들었다. 수원서부교회는 지난해 7월 선교사를 위한 국민연금 지원을 시작했으며 이달부터 퇴직금·주거비·의료비를 위한 적립금을 마련키로 했다. 김 장로의 선교 열정은 교회의 선교 정책 변화까지 끌어냈다.

김 장로는 봉사자로서 소진되지 않은 비결로 “평소 성경을 통독하며 많은 힘을 받고 있으며 매일 새벽기도의 제단을 쌓는다”고 귀띔했다. 김 장로는 사역과 사업으로 자칫 가족과의 관계가 소홀해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주말 저녁은 가족 식사로 시간을 비워둔다고 했다.

최가슬씨가 지난해 여름성경학교를 마친 뒤 교사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최가슬씨 제공

1인다역 가능케 한 주위의 기도·배려

총신대에서 근무하는 최가슬(37)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서울 예광교회에서 신앙생활하고 있다. 돌쟁이 아들을 둔 워킹맘이자 대학원생이기도 한 최씨는 주일엔 유아·유치부 교육 간사, 가브리엘 중창단으로 섬긴다. 최씨는 9일 “교회 리더들부터 기쁜 마음으로 헌신하시는 데 이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으며 신앙의 유산이 됐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최씨는 1인다역을 하고 있지만, 생각보다 많은 힘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이 저의 육아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배려해주신다. 가족들도 많은 힘을 보태어준다”며 “중학생 때부터 현재까지 봉사하고 있는데 사실 봉사하는 시간은 제 삶의 모든 부분에 윤활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준석씨가 이달 초 한양대 네비게이토선교회 소그룹 형제들과 온라인 신년 기도 모임을 하는 모습. 최준석씨 제공

타 영혼 위해 자신 먼저 은혜 누려야

세종시에서 산업연구원으로 근무하는 최준석(43)씨는 평소 직장 등에서 그리스도 제자를 양육하는 사역에 열심이다. 2000년 한양대 네비게이토선교회에서 복음을 알게 된 최씨는 2014년부터 소그룹 성경공부를 인도하고 있다. 최씨가 주 1회씩 교제하며 성경공부를 함께하는 이들은 8명이나 된다. 직장 모임에서는 동료들과 성경을 2장씩 읽고 암송한다. 일대일로 양육하는 모임에서는 경건의 시간(QT)과 기도도 함께 한다.

최씨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다른 영혼들의 영적 성장을 도우려면 제가 먼저 구원의 은혜를 깊이 누리고 말씀에 충만해야 한다”고 전했다.

최씨라고 해서 양육 사역이 늘 감당할만한 것은 아니다. 슬럼프가 있을 때마다 최씨는 자신이 소속된 한양대 네비게이토선교회 리더와 교제하며 격려를 받는다. 최씨도 공급받을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최씨는 “영적으로 힘에 부칠 때마다 고린도전서 15장 58절을 깊이 묵상한다”며 “섬김의 자리가 힘들 경우 환경을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 다른 지체들과 사역을 나누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주 교수는 “은혜 없는 봉사는 괴롭고 소진되기 쉽다. 새해에 성도들이 새로운 사역으로 분주할 수 있는데, 말씀·기도로 회복할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며 “교회도 무조건적 봉사보다 은사에 따른 봉사를 권면한다면 성도들이 자신의 소명을 발견하며 보람을 느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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