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현장] 500명 취재진 환호성 울려퍼졌다… 현대차·기아의 '미래' 엿보기
좁은 공간 꽉 들어찬 취채진… 박수·함성 터져나왔다
현대차 '수소·소프트웨어', 기아 'PBV' 앞세워 9일 개막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기아의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컨셉트카를 가리고 있던 장막이 벗겨진 순간, 취재진들 사이 박수갈채와 환호성이 쏟아졌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에서 진행된 미디어데이 컨퍼런스 현장에서다.
이날 현대차·기아는 오는 9일(현지시간)부터 진행되는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2024를 앞두고 글로벌 취재 기자들을 대상으로 미디어 컨퍼런스를 열었다. 오후 1시 현대차의 컨퍼런스가 먼저 이뤄졌고, 이어 3시부터 기아의 컨퍼런스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는 CES에서 선보일 현대차·기아의 전시 콘셉트와 사업 전략에 대한 발표가 이뤄졌다.
현대차·기아의 컨퍼런스를 보이기 위해 모인 취재진은 500여명. 절반 이상이 자리에 앉지 못할 정도로 협소한 공간이었지만, 취재진들은 기꺼이 서서 컨퍼런스를 참관하고 열띤 호응을 보냈다. 과거 가전 업체들의 주 무대로 시작된 전시회지만, 최근 모빌리티 분야가 급부상하면서 자동차업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해 CES에 참가하지 않았단 점도 주목도를 높이는데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CES에 참가한 것은 2년 만, 기아가 참가한 것은 5년 만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시장 진출 이래 지난해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을 달성하는 등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정의선 회장도 면바지에 가죽자켓 차림으로 행사 시작 전 맨 앞자리를 채웠다. 무대에 서서 마이크를 잡지는 않았지만, 한 시간 차이를 두고 진행된 두 컨퍼런스에 모두 참석하며 이번 CES를 시작 전부터 면밀히 챙기는 모습을 드러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취재진은 "현대차·기아의 CES 컨퍼런스에서 이 정도로 많은 취재진들의 관심과 호응은 처음 보는 광경"이라며 "모빌리티 부스의 존재감이 커지고,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브랜드력이 높아진 것을 체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차, 토크쇼로 풀어낸 수소·소프트웨어
이날 현대차의 컨퍼런스는 각 주제를 발표할 사장단이 웨이예 창업자이자 미국의 유명 인플루언서인 시니드 보벨과 토크쇼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진행을 맡은 시니드 보벨은 차례로 오른 사장단과 쉽게 풀어낸 토크 형식으로 다소 추상적일 수 있는 주제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현대차가 이날 토크쇼 형식의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한 것은 이번 컨퍼런스의 내용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올해 현대차의 CES 부스를 관통하는 주제는 '수소'와 '소프트웨어'로, 자동차 제조업체임에도 자동차에 관련한 내용은 일절 담기지 않았다.
수소와 관련한 발표에서는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장재훈 사장, 김창환 수소연료전지 개발센터장이 차례로 무대에 올랐고, 이들은 기존 연료전지 브랜드인 ‘HTWO(에이치투)’를 현대차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로 확장하는 내용을 담은 'HTWO Grid 솔루션'을 발표했다.
‘HTWO’는 현대차그룹내 각 계열사의 역량을 결합해 수소를 생산하는 것부터 저장, 운송 및 활용의 모든 단계를 구축하는 밸류체인으로, 앞서 수소 연료전지에서 시작한 현대차의 수소 사업 개념이 크게 확장된 것이다. 사실상 모빌리티 기업을 넘어 수소를 직접 생산하는 에너지 기업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의미다.
수소와 함께 최근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서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 소프트웨어도 이번 현대차 CES 부스의 공동 주인공이다. 소프트웨어 관련 프레젠테이션 역시 송창현 포티투닷 사장이 직접 무대에 올라 시니드보벨과 대담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송 사장이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대표자로서 공식 석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송 사장은 현대차그룹 중장기 소프트웨어 전략인 'SDx'와 소프트웨어 개발 철학을 발표했다. SDx는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SDV) 개발 체계에서 더 나아가 SDV를 통해 이동 데이터를 쌓고, AI와 접목해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개념이다. 소프트웨어를 통한 데이터로 보다 편리한 도시 운영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PBV 베일 벗자 환호성… 5년 만에 PBV 타고 등장한 기아
현대차가 다소 어려운 주제를 쉽게 풀어내는 방식을 택했다면, 기아는 이미 잘 알려진 개념인 PBV(목적기반 모빌리티)를 구체화하고, 콘셉트카를 직접 공개하며 환호성을 불러일으켰다.
기아의 컨퍼런스는 현대차 컨퍼런스가 끝난 뒤 한시간 후 진행됐는데, 현대차 컨퍼런스장보다 더 협소한 크기의 공간이었음에도 기아의 발표를 듣기 위해 문 앞까지 취재진들이 꽉 들어찼다.
기아의 컨퍼런스는 송호성 사장과 카림 하비브 글로벌디자인 담당 부사장, 피에르 마르텡 PBV 비즈니스 사업부장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이날 올해 CES의 핵심 주제로 PBV를 전면에 내세우고, 앞으로의 전반적인 PBV 로드맵을 공개했다.
특히 기아의 첫 중형 PBV인 PV5 콘셉트카가 공개됐을 때는 객석에서 박수소리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PV5는 차량 호출, 배달, 유틸리티 등의 사용 목적에 따라 다양한 라이프 모듈을 교체할 수 있는 컨버전 기능을 탑재한 기아의 차세대 PBV 모델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에 들어간다.
이어 대형 및 소형 PBV 라인업을 추가해 대형 물류 회사나 모빌리티 기업, 개인 사용자로 영역을 확대하고, 이후에는 개인의 기호와 목적에 따라 맞춤 제작하는 ‘비스포크 모빌리티 솔루션’ 형태로 발전시키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현대차와 기아가 발표한 전시는 오는 9일 개막하는 CES2024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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