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건희 리스크' 우려 확산에도 이틀째 침묵한 한동훈

김기정, 황수빈 2024. 1. 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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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대한불교 천태종 총본산인 충북 단양의 구인사를 찾아 지난해 ‘새만금 잼버리 파행 사태’ 당시 구인사가 베푼 도움에 대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전 충북 단양군 구인사 광명전에서 열린 상월원각대조사 탄신 112주년 봉축법회에 참석해 합장하고 있다. 뉴스1

이날 구인사를 창건한 상월원각 대조사 탄신 112주년 기념 봉축 법회에 참석한 한 위원장은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발휘되는 선의의 동료의식이 우리 사회를 더욱 성숙하게 한다고 생각하는데, 지난 여름 바로 이곳 구인사가 그런 모습이었다”며 “미흡했던 준비와 폭염ㆍ태풍까지 겹쳐 새만금 야영지에서 조기 퇴영할 수밖에 없던 자그마치 1500명의 외국 잼버리 대원들은 바로 이곳 구인사에서 3박 4일 동안 다양한 식사와 프로그램을 즐기며 안전하고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적으로 곤란했던 시기에 구인사가 물심양면으로 나서주신 것에 대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천태종과 구인사의 이런 선한 영향력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서로 위로하고 도와주는 공동체 의식이 보다 강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발언을 마치며 참석한 신도들을 향해 합장했다.

행사를 마친 한 위원장은 혼잡한 와중에도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시민들의 요청에 사진을 같이 찍고 악수도 했다. 하지만 현안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엔 “(여기서) 다른 걸 이야기하는 건 좀 이상하다. 우리 불교의 중요한 행사에 참석해 관계자들께 인사드리려고 온 것”이라고 말한 뒤 구인사를 떠났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후 강원 원주시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강원도당 신년인사회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뉴스1

주요 현안에 대해 이틀째 침묵한 것으로, 한 위원장은 전날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강원도당 신년인사회가 끝난 뒤에도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지 않았다.

지역 일정에 나선 당 대표급 인사가 행사가 끝난 뒤 취재진과의 문답을 생략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국민의힘은 “현장이 혼잡해 안전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댔지만, 당내에선 “‘김건희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한 위원장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으려 발언을 자제한 것 아니냐”(수도권 지역 의원)는 해석도 나온다.

여권에선 총선을 앞두고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김경율 비대위원은 전날 KBS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특검의 실체와 상관없는 김 여사 리스크를 어떤 식으로 제어할지, 국민의 반감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라며 “제2부속실과 특별감찰관은 당연하고 플러스알파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긴급중진연석회의에서 윤재옥(가운데)원내대표를 비롯한 중진의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다. 왼쪽부터 김학용, 조경태, 정우택, 윤원내대표, 주호영, 정진석의원, 이만희사무총장. 김성룡 기자

더불어민주당 시절 ‘김건희 특검법’을 공동 발의했던 이상민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김 여사 관련 의혹이) 사실이든 아니든, 부풀려졌든 간에 그런 것들이 나오게 된 것은 본인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며 “자꾸 의혹을 증폭시키면 대통령의 국정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이 되지 않겠나. 결국 국민의힘에도 타격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윤재옥 원내대표가 주재한 비공개 중진 연석회의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특검법 재표결 방안을 논의하는 와중에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소 방안에 대한 의견도 일부 제시됐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김 여사와 관련해 일부 중진 의원은 “국회 울타리 내에서 정무적으로 잘 대응해야 한다”“대통령 신년 회견에서 제2부속실 설치, 또는 특별감찰관 임명 등을 언급해야 한다” 등의 주장을 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김종혁 조직부총장, 김수민 홍보본부장 내정=국민의힘은 이날 당 조직부총장에 김종혁 경기 고양병 당협위원장, 홍보본부장에 김수민 충북 청주청원 당협위원장을 내정했다. 김종혁 위원장은 중앙일보 편집국장, JTBC미디어텍 대표 등을 지낸 언론인 출신으로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다가 정계에 입문했다. 홍보전문가인 김수민 위원장은 미래통합당 시절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국민의힘’ 당명 선정 과정을 주도했다.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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