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서초동 사투리’ 용납 안 해”…이낙연 “양당 기득권 깨야”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 출판기념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거대 양당 체제의 타파를 내세우며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출판기념회에서 만났다. 이 자리엔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도 참석했다.

여야의 당대표를 지냈던 이준석·이낙연 두 사람은 연대 가능성을 시사해 제3지대 ‘빅텐트’가 현실화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이념적 성향이 다르고 시간도 촉박해 화학적 결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양 대표의 출판기념회 축사를 통해 “누군가는 ‘여의도 사투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은 여의도 사투리를 대체할 또 다른 방언으로 ‘서초동 사투리’를 용납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앞으로 받아들여야 할 언어가 있다면 과학기술계, 젊은 세대의 이야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법무부 장관 시절 ‘300명만 공유하는 여의도 사투리가 아닌 5000만명의 문법을 쓰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비꼰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출판기념회가 끝난 뒤 “다른 세력과 한강 정도의 차이가 있다면, 한국의희망과는 청계천이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면서 한국의희망과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낙연 전 대표와의 연대에 대해선 “문제의식에 공감한다”면서도 “방법론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새로운 아젠다를 들여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출판기념회에서 “국민이 새로운 정치를 요구하는 이때 양향자 대표의 도전이 있어야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양당의 철옹성 같은 기득권을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주저앉겠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갖고 이 자리에 모였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도 출판기념회가 끝난 뒤 신당을 추진하는 이준석·양향자·금태섭 등에 대해 “(서로) 협력을 해야 한다는 원칙은 있다고 생각한다”며 “협력의 방식은 앞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이낙연 전 대표는 양 대표의 출판기념회에 이어 인근에서 열린 민주당 비주류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 소속 조응천 의원의 북콘서트에도 함께 참석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