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과 부흥’, 복음 140년 사업 시동·반 성혁명 확산
반 성혁명 연대 확산, 이단·사이비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2024년은 ‘엑스플로 1974’ 50주년이면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해다. 1885년 우리나라에 첫 상주 선교사가 내한한 지 139주년이 되는 해로 교계는 내년 140주년 기념행사 준비에 매진할 전망이다. 선교와 교육, 봉사로 대변되는 교회의 새해 기상도를 입체적으로 그려본다.
기념과 청사진, 연합
‘1885~2025.’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장종현 목사)은 내년 한국기독교 140주년을 앞두고 기념행사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하고 기념사업분과를 조직했다.
장종현 대표회장은 지난달 국민일보와 대담에서 “선교사들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교파를 초월해 연합했다”면서 “한국기독교 140주년을 기념하며 영적 대각성 집회를 비롯해 임기 중 성령의 역사를 구하는 기도성령운동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교총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의 기구 통합 불씨도 계속해서 살려갈 전망이다.
1924년 설립된 한국교회 최초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김종생 목사)는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100년의 주제는 ‘다가올 역사, 기억될 미래’다. 상반기에는 ‘역사 인물 100인’과 ‘역사현장 100선’을 선정해 발표한다. 오는 9월 20일부터 양일간 ‘100주년 기념 국제 콘퍼런스’와 ‘창립 기념 에큐메니컬 감사예배’, ‘100주년 기념대회’ 등도 진행된다.
선교와 부흥, 성숙
1974년 8월 13일부터 엿새간 서울 여의도 광장에 모인 200만명의 기도가 쌓은 복음의 금자탑이 반백 년을 맞았다. 기념비적인 해인 만큼 한국 선교계도 기존과 다른 선교 패러다임이 등장한 ‘뉴노멀 시대’에 발맞춰 IT 선교 등 다양한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는 지난해 개최한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엔코위)에서 전 세계 선교 흐름과 함께 한국 선교 방향성을 논의한 내용을 구체화하고 실행에 옮기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정용구 KWMA 미래한국선교개발센터장은 9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엔코위 후속 모임이 열한 차례 열렸는데 오는 8~9월까지 지속할 예정”이라며 “엔코위에서 다룬 ‘선교적 교회로 가는 교회’ ‘다음세대 동원’ ‘이주민 선교’ ‘기후위기 선교’ 등을 다룬 선교 로드맵을 한국교회에 공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선교계는 인공지능(AI) 등 현대과학 기술을 선교에 접목하는 IT 선교에도 주목하고 있다. 차세대 선교사 동원과 육성 방안 모색도 본격화한다. 한인세계선교사회(KWMF)는 오는 4월 24일부터 나흘간 충남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차세대 선교 동원 전략대회’를 연다.
‘정거장 캠페인’ 확산한다
반성혁명 운동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더욱 큰 규모로 전개될 전망이다. 29일 동안 517㎞에 달하는 거리를 밤낮으로 걷는 4차 반성혁명 국토순례도 3월 대장정에 오르면서 거룩한 방파제를 쌓는 초석을 놓는다. 전국 1만5000여명의 교인들이 참여하는 반성혁명 특별기도회가 4~6월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반성혁명 운동을 전 세계로 확장하는 ‘생명·가정·효 세계대회’는 6월에 열린다.
이용희 에스더기도운동 대표는 “동성혼이 합법화되지 않은 국가 중 영향력 있는 명사를 초청해 서울에서 동성혼 합법화 방지 방안을 논의하는 등 국제적 연대를 결성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7월 퀴어행사에 맞서 예년보다 대규모 인원이 참가한 통합국민대회도 열린다. 주최 측인 거룩한방파제는 20만 명이 참여하는 전 국민 대회로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개원하는 22대 국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 국회에서 악법들의 재발의를 우려하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국회 1인 시위와 지속적인 반대 집회도 이어 간다.
이단·사이비 대책, 22대 국회 변수
올 한 해 이단·사이비 문제 대처에도 제22대 국회가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이단·사이비 단체들이 표를 원하는 정치인들의 심리를 곧잘 이용해 왔기 때문이다. 이단들은 신도들의 집단행동을 끌어내는데 능하다.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자신들에 유리한 정책을 끌어내기 위해 막대한 표로 정치인들에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지난해에 이어 이단들의 건물 신축을 두고 이단과 지역 주민이 마찰을 빚는 일이 전국 곳곳에서 한층 더 빈번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천지는 인천과 경기도 고양시, 부산 등에 매입한 건물의 용도변경을 두고 지난해부터 갈등을 빚어왔다. 인천 중구의 경우 현재 주민 반대로 담당 구청으로부터 ‘착공 불가’ 처분을 받았고, 고양시는 주민뿐 아니라 여야 의원들까지 반대에 나서 종교시설 용도변경 신청이 시청으로부터 ‘직권취소’됐다. 부산에서도 주민들의 거센 반대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종교 용지 매입 후 건물을 지으려다 주민 반발에 부딪힌 하나님의교회 역시 갈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경기도 하남과 과천, 군포, 안양, 의왕 교계는 주민과 연대해 담당 구청 등에 하나님의교회 건축 불허를 촉구하고 있다.
한편 교주의 구속과 사망 등으로 이인자들의 부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선거를 앞두지 않았다면 고양시처럼 지자체나 지역 국회의원 등이 주민들의 우려와 불만 해결에 나섰겠느냐”며 “이단의 확장을 막아서는 데 있어서 선거철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해결법이 나오도록, 좋은 사례가 계속 나오도록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쇄 매체 위기 속 기독 출판은?
기독 출판계는 올해도 인쇄 매체 위기 속에서 녹록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환경 변화에 발맞춰 전자책·오디오북 등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독 출판사도 있지만 종이책 중심 출판사가 더 많은 게 현실이다. 익명을 요구한 출판사 관계자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초연결 사회’가 되면서 출판업 자체가 크게 변하고 있다. 일반 출판계에선 여러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기독 출판도 움직이곤 있지만 이 변화에 잘 대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한국교회가 코로나19 팬데믹 후유증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것도 주요 위기 요인이다. 민경찬 비아 편집장은 “기독 출판은 한국교회와 불가분의 관계다. 교회가 아직 팬데믹으로 입은 타격을 극복지 못한 데다 인구 감소 등의 외부 요인도 있어 상황이 더 엄중해졌다”며 “교계와 기독 출판계 모두 절박한 가운데 여러 변화를 시도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위기 가운데 일인 출판사의 약진이 눈에 띌 거라는 예측도 나왔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올해는 일인 출판사가 기독 출판계 변화의 주체로 부상할 거라고 본다. 이들이 대형교회와 주요 교단을 의식하지 않는 저자를 찾아내 야생적이고 흥미로운 주제를 잘 살린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 편집장 역시 “일인 출판사의 강점은 규모가 작아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실험적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일인 출판사가 여러 시도를 하는 가운데 교회의 생존 몸부림이 맞아떨어지면 ‘기독 출판 르네상스’가 다시 올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각자 열성 팬만 확보하는 식의 각개 전투는 지양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위기 속에서 기독 출판계 르네상스를 꽃피우기 위해선 출판사 간 활발한 소통과 연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독문화 태생적 한계, 그 속의 희망
빠르고 풍족한 온라인 미디어 환경이 구축된 시장과 숏폼 콘텐츠의 확대, 대중문화계에 비해 작은 생태계라는 태생적 한계 등 2024년에도 기독교 문화계가 당면한 현실은 초라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실 속에서도 기독교 문화예술만이 전할 수 있는 경험을 콘텐츠에 담아냈을 때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는 ‘비대면’ ‘개인화’ ‘OTT 서비스 확산’이라는 환경에 발맞춰 프리미엄 상영관 확대, ‘씨네 토크’ ‘북 토크’를 통한 콘텐츠 경험 확장, 관객 참여형 공연 등의 솔루션을 제공하며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대중문화계 전반과 다르지 않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음악, 미술 영역에서도 일상성과 영적 의미를 동시에 발견할 수 있는 기독교 문화예술 콘텐츠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상호 소통하는 문화가 잘 자리 잡고 있는 기독교 소비자들에게 대화를 통해 문화 콘텐츠 경험을 극대화하는 것 또한 예술에 담긴 메시지를 더 풍성하게 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캠퍼스 선교, 질적 성장 매
캠퍼스 선교단체는 양보다는 질적인 측면에 집중해 사역을 펼칠 것으로 예상한다. 코로나19로 활동에 큰 타격을 입었던 선교단체들은 그동안 소폭 상승세를 보인다.
김태구 학원복음화협의회 상임대표는 “올해는 영적 측면에 집중하려고 한다”며 “교회와 선교단체의 연결고리를 더 단단히 하고 비신자 학생들이 신앙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대학과 교회 사이에서 통로 역할을 확대하려 한다”고 밝혔다.
장창일 양민경 임보혁 최경식 최기영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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