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현장] "너 T야, F야" 맞춤형 AI 반려봇 시대 왔다

임채현 2024. 1. 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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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목소리가 컨디션이 좋지 않아보이는데? 오늘 잡힌 일정을 조정하고 병원을 가보는 건 어때?... 저녁 전까진 좀 쉬는게 어때, 하키 중계방송이 곧 시작해."

집주인 '제시카'와 스마트홈 AI(인공지능) 에이전트가 나누는 대화다.

집주인 '제시카'의 기침이 섞인 목소리에 에이전트는 컨디션 난조 가능성을 언급하며 일정을 미루고 의사를 만나러 가라고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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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스마트홈 AI 에이전트', 사용자 상태 읽는 공감 능력
깜짝 공개된 삼성, AI 컴패니언 '볼리', 사용자 패턴 학습
"F(공감)은 에이전트, T(이성)은 볼리?"AI 탑재 반려봇 시대 개막
CES 2024를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LVCC 전시장 내부 LG전자 부스에서 '스마트홈 AI 에이전트'가 시연 중인 모습.ⓒ 임채현 기자

"너 목소리가 컨디션이 좋지 않아보이는데? 오늘 잡힌 일정을 조정하고 병원을 가보는 건 어때?... 저녁 전까진 좀 쉬는게 어때, 하키 중계방송이 곧 시작해."

집주인 '제시카'와 스마트홈 AI(인공지능) 에이전트가 나누는 대화다.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 잠에서 깨어난 주인의 목소리로 컨디션이나 기분을 알아차린다. 집주인 '제시카'의 기침이 섞인 목소리에 에이전트는 컨디션 난조 가능성을 언급하며 일정을 미루고 의사를 만나러 가라고 권한다.

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반려묘가 화분을 깨뜨리자 화분이 어느 공간에서 깨졌는지 집주인 제시카에게 실시간으로 공간 사진을 찍어 전송했다. 제시카에게 하키 경기 시간을 권하며 재생시켜 주기도 한다.

이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LVCC(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마련된마련된 LG전자 부스에서 볼 수 있었던 광경이다.

올해 CES의 화두가 'AI' 인 만큼 주요 가전 기업들은 AI 기술을 탑재한 가전과 함께 해당 가전들의 허브 역할을 해줄 미니 로봇을 각각 공개했다.

먼저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 LG전자가 새롭게 선보인 가사생활도우미다. 다른 용어로는 이른바 '반려 로봇'으로 불린다. 두 다리에 달린 바퀴와 자율 주행 기술을 활용해 집안 곳곳을 나유롭게 누비며 사용자의 가사 해방을 돕는다는 취지로 제작됐다.

음성과 음향, 이미지 인식 등을 접목한 멀티모달 센싱과 첨단 AI 프로세스를 토대로 사용자 상황과 상태를 정교하게 인식하고 능동적으로 소통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사용자의 감정 상태도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수동적인 명령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사용자의 상황에 걸맞게 제안을 하는 점이 에이전트가 장착한 고도 AI 기술이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4'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AI 컴패니언(AI Companion) '볼리(Ballie)'를 공개했다.ⓒ임채현 기자

삼성전자도 이날 반려봇 '볼리'를 깜짝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CES에서 처음 볼리를 선보인 바 있다. 이후 수년 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사용자 패턴을 학습하고 진화하는 업그레이드 버전의 볼리를 재탄생시켰다.이른바 AI 동반자(Companion)이다.

볼리는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자가 부르면 오고, 별도의 컨트롤러 없이 음성으로 명령을 수행한다. 기기 전후면에는 카메라가 있어 스마스싱스 지원 기기를 바로 인식, 곧바로 연결하도록 해준다. 볼리는 일정을 묻는 집주인에게 결혼기념일을 잊지말라고 인근 꽃집에 전화를 걸어주기까지 한다.

장을 보러 가기 전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를 벽면에 띄워 필요한 재료를 구분할 수 있게 하고 레시피 영상을 주방 옆 벽면에 빔 프로젝터의 형태로 보여주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LG의 에이전트처럼 집안 곳곳을 이동하며 자유롭게 공간을 인식하고 집 안에 있는 각종 가전과 디바이스들을 스마트싱스와 연동시켜 제품을 관리할 수 있게 해 준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4'개막에 앞서 8일(현지시간) 진행한 프레스 컨퍼런스에서AI컴패니언(AI Companion) '볼리(Ballie)' 이미지ⓒ삼성전자

볼리는 세계 최초 원·근접 투사가 모두 가능한 듀얼렌즈 기술 기반의 프로젝터를 탑재해 벽, 천장, 바닥 어디든 최적의 화면을 제공할 수 있도록 렌즈를 전환하여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나 영상 콘텐트를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사용자의 얼굴 각도 또한 인식하여 정확한 화면을 제공할 수 있다. 볼리는 앞서 예시를 든 멀티 디바이스 경험(Multi Device Experience) 외에도 ▲돌봄(Care) ▲댁내 다양한 사용성(Versatile Uses)을 제공한다.

특히 고령의 가족의 디지털 도우미 역할을 수행하면서, 건강 상태를 확인하거나 가족들과의 소통 수단도 되어준다. 시야 밖의 아이나 반려동물을 모니터링하고, 이상 상황일 경우 사용자에게 알려주고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요리를 하면서 두 손이 자유롭지 않을 때 볼리를 활용해 전화를 쉽게 걸고 받을 수 있고,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시청 중일 때는 사용자를 대신해 현관 밖의 방문객을 확인해 준다.

통상적으로 한 곳에 고정 설치돼 있는 스크린과 달리 볼리는 바닥, 벽, 천장 등 빈 공간만 있다면 내장 카메라와 각종 센서를 통해 이를 자동으로 인지하고 분석한다. 상황별로 최적화된 화면 크기로 필요한 콘텐츠나 정보를 투사해 줄 수 있다.

대형 화면을 투사해 영상 재생이 가능하고, 사용자를 따라다니며 음악과 영상을 재생해줄 뿐만 아니라 댁내의 스피커나 TV와 함께 연결하여 풍부한 멀티미디어 경험을 제공할 수도 있다.

LG 에이전트가 정서나 공감에 조금 더 초점을 맞췄다면, 볼리는 각종 집안일과 얽힌 일정을 해결해주는 집사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이는 이날 LG전자 및 삼성전자의 가전 수장이 밝힌 것과 마찬가지로 비슷하지만 차별화된 기능을 선보였다는 평이다.

이날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LG AI는, 실제 고객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며 감정 파악 및 교류가 가능한 공감지능을 앞세웠고,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일상의 AI, 모두가 사용하는 AI가 삼성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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