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아파트, 입주 코앞인데 허가 불발…“고도 제한 위반”

399세대 아파트 7개 동 높이 초과…“임시 승인이라도” 호소

입주 차질 빚는 김포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출처=연합뉴스)

김포시 김포고촌역지역주택조합 공동주택이 12일 입주를 눈앞에 두고 사용 허가가 불발됐다.

8일 김포시에 따르면 입주를 코앞에 둔 아파트가 김포공항 주변 고도 제한을 어겼다는 이유로 입주 승인 불가 통보를 받았다. 지난 12월 한국공항공사는 김포시에 김포고촌역지역주택조합 공동주택의 사용 허가가 불가능하다는 공문을 보냈다.

오는 12일이 입주 예정일이었던 해당 아파트는 고촌읍 신곡리 일대에 2020년 11월부터 건립된 8개 동 399세대 규모 아파트로, 김포공항과 3∼4㎞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공항시설법에 따라 건축물 높이 제한 규제를 적용받는다.

앞서 한국공항공사는 김포공항 항공기의 안전한 운항을 위해 아파트의 높이를 57.86m보다 낮게 지어달라고 요청했으나, 아파트 8개 동 중 7개 동의 높이가 이보다 0.63∼0.69m 높게 건축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아파트 착공 전에도 고도 제한 규정을 어기지 말라고 통보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며 “항공기 이착륙 과정에서 안전상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사용 허가를 할 수 없다”고 했다.

김포시 관계자는 “조합 측의 아파트 사용검사 신청에 따라 관계기관과 협의하던 중 한국공항공사의 공문을 받았다”며 “조합과 시공사에 보완 명령을 내렸는데 아직 회신이 오지 않아 기한 내 사용검사 처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합원들은 시공사와 감리단이 고도 제한 규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해 입주에 차질을 빚게 됐다는 입장이다. 익명의 조합원은 “입주 일정에 맞춰 이사하려고 대출받고 이삿짐센터까지 예약해놨으나 갑자기 모든 게 틀어지게 됐다”며 “준공 시점까지 고도 제한 위반 사실 몰랐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조합 관계자는 “시공사나 감리단에서 고도 제한 사실을 알면서도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며 “날씨도 추운데 조합원들이 오갈 곳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될 수 있어 최소한 임시 사용승인이라도 해달라고 관계기관에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