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성장세 지속…견고해지는 中 1위 자리”

K배터리 1~11월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전년비 1.3%p↓
배터리 사용량, 자동차 판매 호조에 힘 입어 3사 모두 성장세
CATL, 내수 넘어 중국 외 시장에서도 전년비 2배 가량 성장

지난해 1~11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SNE리서치

지난해 1~11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의 점유율은 소폭 줄었지만 사용량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CATL 등 중국업체들은 내수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저가 전기차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가운데 LFP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는 자동차 제조사들도 늘고 있어 배터리 가격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9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총 배터리 사용량은 약 624.4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기 대비 41.8% 성장했다.

국내 3사의 점유율은 23.1%로 전년 동기 대비 1.3%p 하락했지만, 배터리 사용량은 내 3사 모두 성장세를 나타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41.8%(84.8GWh) 성장하며 3위를 기록, SK온은 13.5%(30.9GWh), 삼성SDI는 38.4%(28.2GWh) 성장률과 함께 각각 5위와 7위를 기록했다.

국내 3사의 성장세는 각 사의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들의 판매 호조가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삼성SDI의 배터리를 탑재하는 BMW i4·i7, 아우디 Q8 e-트론, 피아트 500e가 유럽에서 판매량 증가세를 나타냈고, 북미에서 리비안 R1T·R1S과 BMW iX가 준수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SNE리서치는 프리미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공략한 삼성SDI가 고부가 배터리 P5의 비중 확대로 견조한 수요와 높은 수익성을 통해 최근 전기차 시장의 성장률 둔화 우려에 의한 업황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SK온은 현대차의 아이오닉5, 기아 EV6, 북미에서 포드 F-150 라이트닝의 견조한 판매량으로 성장세를 기록했다. SNE리서치는 최근 SK온이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각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을 상당 수준 완료한 것으로 알려져 추후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모델3·Y, 폭스바겐 ID. 시리즈, 포드 머스탱 마하-E 등 유럽과 북미에서 높은 인기를 보이는 차량의 판매 호조가 이어져 국내 3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테슬라, 포드, GM 등의 완성차 OEM들이 LFP 배터리 탑재 비중을 확대하고 있고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에 따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SNE리서치는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의 배터리 사용량 확대로 불확실성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 CATL은 전년 동기 대비 48.3%(233.4GWh) 성장률로 글로벌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특히, 중국 내수 시장을 넘어 해외 진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CATL은 테슬라를 시작으로 완성차 OEM들의 LFP배터리 채택 비중 확대에 힘입어 중국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성장했다.

BYD는 배터리 자체 공급 및 차량 제조 등 수직 통합적 SCM 구축을 통한 가격 경쟁력 우위로 중국 내수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60.4%(98.3GWh)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일본 업체 중 유일하게 톱10에 이름을 올린 파나소닉은 올해 배터리 사용량 40.3GWh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7.5% 성장했다.

미국과 유럽이 중국업체들을 견제하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3사는 자동차 OEM들의 LFP 채택 증가 및 가격 위주의 전기차 시장으로의 전환이라는 변화에 발맞춰 하이니켈 고도화와 더불어 보급형 전기차에 탑재될 미드니켈, LFP 배터리에 대한 계획들을 발표하고 있다.

SNE리서치는 “올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지급대상에 포함된 차량에 주로 3사의 배터리가 탑재돼 있어 앞으로 유럽과 미국 시장 성장과 함께 3사의 배터리 사용량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