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먹어도 조절 안 되는 ‘저항성 고혈압’ [이승화 원장의 심혈관 이야기]

헬스조선 편집팀 2024. 1. 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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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고혈압학회의 ‘고혈압 팩트시트 2023’에 따르면 현재 국내 고혈압 인구는 123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고혈압 치료를 받는 환자는 1050만명, 꾸준히 치료를 받는 환자는 780만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결과를 통해 약물치료나 식습관조절을 무시한 채 생활하는 환자도 400만명에 달한다는 걸 알 수 있다. 

고혈압은 혈관의 압력이 높은 상태로, 혈관이 지나가는 모든 장기 즉 눈, 뇌, 심장, 신장 등에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협심증, 신부전증 등의 위험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다. 때문에 본인 혈압에 맞는 치료를 해야 한다. 체중감량,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혈압약 복용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혈압약을 복용해도 혈압조절이 잘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저항성 고혈압’이라고 한다. 이뇨제를 포함한 3가지 이상의 고혈압 약을 함께 먹었는데도 목표 혈압인 140/90mmHg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4가지 이상의 고혈압 약을 사용해야 목표 혈압에 도달하는 경우를 저항성 고혈압이라고 한다. 고혈압 환자의 10~15%를 차지한다.

저항성 고혈압이 무서운 이유는 높은 혈압 상태가 지속되면서 심장, 신장 등에 악영향을 주고 뇌졸중, 심근경색, 신부전 등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조절이 되는 고혈압 상태에서도 합병증의 위험이 있지만, 조절이 힘든 상태라면 발생률이 더 높다는 걸 알 수 있다. 실제로 단순 고혈압보다 저항성 고혈압일 경우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25%, 말기 신부전증 발생 위험을 30% 이상 증가시킨다.  

저항성 고혈압을 진단하기 위해서 첫 번째로 확인해야 할 것은 실제로 저항성 고혈압이 맞는가이다. 실제로 저항성 고혈압이라고 진단된 환자의 58%는 충분하게 약물을 사용하지 않아서 조절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인다고 알려졌다. 그 외에도 환자가 처방받은 약을 정확하게 모두 복용하는지, 병원에서 측정하는 혈압만 상승하는 백의 고혈압인지 등에 대해서도 확인하여야 한다. 이외에도 잘못된 혈압 측정 방법으로 인해 혈압이 조절이 제대로 안 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위의 원인이 배제된다면 혈압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해 확인을 해야 한다. 우선 혈압 조절을 방해하는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를 확인해야 한다. 스테로이드나 비스테로이드계 소염진통제, 경구피임약, 항우울제, 알코올 등은 혈압 조절을 방해하기 때문에 약물 복용 전 반드시 담당의와 확인해 약제를 조절해야 한다. 그다음에는 생활습관의 조절이 필요하다. 비만과 음주, 과도한 염분 섭취는 혈압 조절에 실패하는 요인이다. 비만은 수면무호흡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 수면무호흡증은 혈압 상승에 기여한다. 또한 많은 양의 소금을 섭취하면 우리 몸은 혈류에서 과다한 나트륨을 희석하기 위해 체내에 많은 물을 유지하는데, 이는 동맥의 혈액량을 증가시켜 동맥벽에 더 많은 압력을 가하는 고혈압을 유발한다. 

위와 같은 원인을 교정한 후에도 저항성 고혈압이 있을 시에는 반드시 심장내과 전문의의 진료를 보고, 저항성 고혈압에 대한 치료를 해야 한다. 약물로 조절이 안 되는 경우에는 환자에 따라서 신장신경차단술 등의 시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결국 고혈압 환자의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 교정과 규칙적인 혈압측정 등 ‘혈압 관리’이다. 고혈압 약을 처음 복용할 때 환자들은 ‘꼭 약을 먹어야 하는지’, ‘한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하는지’ 궁금해한다. 생활습관이 개선되어 정상 혈압이 유지되면 굳이 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 

또한 주의해야 할 점은 고혈압 유병 기간이 길수록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고혈압이 있는 젊은 환자들에게 ‘젊으니까 괜찮아’는 통하지 않는다. 발생 시기가 빠른 만큼 합병증 발생 시기도 당겨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고자: 수원 윌스기념병원 이승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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