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C 햄버거 세트가 겨우 3달러…‘저가 전쟁’ 터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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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러.
중국에서 판매 중인 치킨버거, 감자튀김, 탄산음료로 구성된 KFC 세트 가격이다.
중국 KFC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가격 인하에 나서는 까닭은 이렇게라도 해야 제품이 판매되기 때문이다.
한때 중국 커피 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기록한 스타벅스는 지난해 커피 한 잔을 초저가(9.9위안·1.39달러)에 판매하는 루이싱커피에 1위 자리를 내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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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러. 중국에서 판매 중인 치킨버거, 감자튀김, 탄산음료로 구성된 KFC 세트 가격이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비슷한 세트 가격 대비 50% 이상 저렴한 수준이다. KFC 현지 운영업체 윰 차이나는 저가 햄버거 세트 판매를 위해 프로모션 비용을 두 배로 늘렸다. 중국 KFC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가격 인하에 나서는 까닭은 이렇게라도 해야 제품이 판매되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에서 소비자 씀씀이가 팍팍해지면서 저가만 선호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블룸버그는 9일(현지시간) “중국 번화가 곳곳에서는 의류부터 화장품까지 할인과 특가 상품이 잇달아 광고되고 있다”며 “소매 업계 사이에서 저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2019년 중국에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한 독일 할인마트 체인 알디는 지난해부터 ‘좋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이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발표했다. 또한 알디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료품을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선보이고 있다. 중국 중산층을 겨냥한다는 취지로 프리미엄 슈퍼마켓을 지향해온 알디가 저가 전략으로 노선을 바꿨다는 설명이다.
이는 해외 기업들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알리바바의 식료품 체인 프렌시포 사정도 비슷하다. 프레시포는 지난해 10월 육류, 해산물, 빵 등 5000개 이상의 품목에 대한 가격을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는 “소매 업체들이 할인 행사에 나서는 건, 지금 중국 경제 현실에서 매출을 견인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저가 전략에 동참하지 않는 기업들은 경쟁 업체에게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적으로 스타벅스다. 한때 중국 커피 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기록한 스타벅스는 지난해 커피 한 잔을 초저가(9.9위안·1.39달러)에 판매하는 루이싱커피에 1위 자리를 내줘야 했다. 2018년만 하더라도 점유율이 2%에 불과했던 루이싱 커피가 스타벅스와는 다른 공격적인 할인 전략으로 고객 유인에 성공한 것이다.
중국 내 소매업체가 저가 전략을 취하는 이유는 경제 불확실성에 소비자들이 되도록 돈을 저축하고 돈을 쓰더라도 싼 것만 찾는다는데 기인한다. 코로나19 이후 3년간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친 중국은 후유증으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위험에 빠지게 됐다.
지난해 11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5% 하락했다. 이는 2020년 11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인 동시에, 시장 예상치(-0.2%)보다도 더 큰 수치다. 소비자들은 가격이 계속 하락할 것이란 전망에 지출을 미루고, 이로 인해 기업은 생산과 투자를 줄이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저가 전쟁’의 승리자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JP모건체이스의 케빈 인 분석가는 “중국의 수요 증가 둔화로 할인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격 전쟁이 정상화될 때까지 이익률을 잠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케팅 리서치 기업 칸타 월드패널 그레이터차이나의 전무이사인 제이슨 유는 “디플레이션이 계속되는 한 2024년에도 저가 전략이 널리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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