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탈 쓴 글로벌 면세점 듀프리, 국내 면세시장서 퇴출

김해공항 중소·중견 면세점 대표·법인 검찰 송치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구역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최다 출자자 대기업 지분을 낮은 것처럼 위장해 국내 공항에서 수년간 중소기업 자격으로 운영해 온 면세점이 세관에 적발됐다.

관세청은 9일 면세점 특허를 부정 취득해 김해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인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를 관세법 위반(허위신고죄) 혐의로 부산지방검찰청에 송치하고 면세점 운영권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는 세계 2위 글로벌 면세사업 기업인 스위스 듀프리와 국내 법인 토마스줄리앤컴퍼니가 합작 투자해 설립한 법인이다. 지난 2014년 3월 김해세관으로부터 운영권을 받아 현재까지 김해공항 출국장에서 수익률이 높은 주류와 담배를 독점 판매해 왔다.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에 출자한 듀프리는 전 세계 34개 이상 국가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자산총액 14조원에 달하는 대기업이다.

관세청은 중소·중견기업 육성을 위해 전체 면세점 운영권 중 30% 이상을 중소·중견기업에 부여하고 있다.

이에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대기업 참여 지분 제한이 없던 2014년 당시 중견기업 자격으로 면세점 운영권을 받았다.

대기업이 최다출자자일 경우 면세점 운영권을 받지 못하도록 관세법 시행령이 개정되자, 듀프리 지분율을 70%에서 45%로 낮추면서 중소기업 자격으로 면세점 운영권을 취득했다.

면세점 지분율 위장 내역 ⓒ관세청

부산세관 조사 결과, 듀프리코리아는 형식적으로 지분을 조정해 최다출자자 요건을 피했지만 실제로는 별도 계약을 통해 듀프리가 듀프리코리아 지분 70%를 유지하면서 면세점 운영권한 과 수익 대부분에 대한 배당 권한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특허 취소 조처로 튜프리코리아는 이달 말까지 면세점 재고를 정리하고 영업을 종료할 예정이다. 향후 2년간 국내 모든 면세점의 사업자 신청이 제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