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서는 호랑이, 좌선하는 호랑이…유화로 그린 민화
권근영 2024. 1. 9. 15:18
김소선 초대전 19일부터
뭘 그렇게 잘못했을까. 호랑이 세 마리가 조르륵, 벌 받는 것처럼 나란히 서 있다. 훈련받고 서커스에서 춤추는 호랑이들의 모습을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보고 그렸다고 한다. 좌선하는 호랑이, 블랙홀 가운데서 명상하는 호랑이도 있다.
서울대 미대 졸업 후 60대 들어 만난 민화 속 호랑이가 김소선을 ‘호랑이 화가’로 이끌었다. 서양화가 김소선 초대전이 19일부터 서울 새문안로 갤러리내일에서 열린다. 백자에 그린 용, 유화로 그린 호랑이·토끼 등 30점을 출품했다. 백자에 민화를 그린 작품을 통해 민화의 현대화를 꾸준히 추구해온 김 작가는 대표작인 호랑이를 비롯해 토끼·사슴·거북이·새 등 동물들을 해학적인 화풍으로 그려왔다.
"인간의 따뜻한 마음과 동양의 우주관, 현대의 천체 물리학으로 철학적 우화를 만들어 봤다"는 그가 자신만의 호랑이 이야기에서 강조하는 바는 "우리가 많은 일을 겪어도 재앙이 언제나 이기는 게 아니"란 점이다. 전시는 30일까지 열린다. 02-391-5458.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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