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때도 황제처럼…'별세' 베켄바워 장례식, 7만 뮌헨 홈구장→'역대 최대 규모' 추진

권동환 기자 2024. 1. 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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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독일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카이저' 프란츠 베켄바워를 위해 그의 전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이 엄청난 규묘의 장례식을 고려했다. 

독일 유력지 '빌트'는 9일(한국시간) "카를 하인츠 루메니게는 베켄바워를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장례식을 원한다"라고 보도했다.

현재 축구계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적인 축구선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으로 인해 슬픔에 잠겼다.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수비수로 꼽히는 프란츠 베켄바워가 현지 시간으로 8일 오후 5시12분 집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향년 78세 나이로 영면에 들었다.

1945년생인 베켄바워는 현역 시절 독일어로 황제를 뜻하는 '카이저'라는 별명을 얻었다. 황제라고 불릴 만큼 독일 축구사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였고, 세계 축구사에서도 손꼽힐 만한 전설적인 인물이었다.


선수 시절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서 14년을 뛰었고, 이후 미국 MLS 뉴욕 코스모스, 독일 함부르크 등에 몸 담았다가 1983년 뉴욕에서 은퇴했다. 1965년부터 1977년까지는 서독 대표팀에서 활약하며 103경기를 뛰었다.

선수 생활 동안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뮌헨 소속으로 분데스리가 4회, DFB-포칼 4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이었던 유러피언컵 3연패를 경험했다.

서독 대표팀으로는 1972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으며, 자국에서 열렸던 1974 서독 월드컵에 참가해 숙적 요한 크라위프가 뛰던 네덜란드를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이러한 활약들에 힘입어 역대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축구계 레전드로 등극했다. 수비수였음에도 공격적인 역할을 맡아 '리베로'라는 용어를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를 1972, 1976년에 품에 안았고, 독일 올해의 축구 선수상을 4회 수상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올타임 베스트 11에 선정된 것은 물론 발롱도르 드림팀에 이름을 올리며 역대 최고의 수비수로 명성을 떨쳤다.

선수 생활 뿐만 아니라 감독으로도 성공한 몇 안 되는 인물이기도 했다. 지도자로 변신 후에도 서독 대표팀을 맡아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을 이뤄냈으며, 뮌헨 감독으로 분데스리가, UEFA컵 우승을 달성했다.

이후 2002년까지 회장직을 역임한 후 2024년까지 명예회장으로 활동한 베켄바워는 수맣은 스타플레이어들을 키워내고 영입하면서 뮌헨이 독일 최강자라는 입지를 굳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지난 2021년부터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돼 사실상 현장에서 물러난 상황이었다. 안구 건강 문제, 심장 수술, 치매, 파킨슨병 등 여러 병마와 싸웠다. 지난해 7월 뮌헨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1990 월드컵 우승 33주년을 기념한 행사 참석을 위해 독일을 방문했을 때도 베켄바워는 병세가 심상치 않아 불참했다.


축구사에 한 획을 그었던 베켄바워는 오랜 투병 생활 끝에 결국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향년 78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베켄바워가 영면에 들었다는 소식에 축구계는 슬픔에 잠겼다. 그가 몸 담았던 바이에른 뮌헨의 헤르베르트 하이너 회장은 "우리의 슬픔이 얼마나 크고, 그가 바이에른에 남긴것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크다"라며 "그는 은퇴 후에도 바이에른에 지울 수 없는 족적을 남겼으며, 그의 유산은 위대하다"라며 성명문을 발표했다.

바이에른 구단의 실권을 오랜 기간 잡고 있는 울리 회네스 명예회장도 "그는 바이에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라며 "선수로서, 코치로서, 회장으로서, 남자로서 절대 잊을 수 없는 사람이다. 나의 친구, 이젠 편히 쉬세요"라며 애도를 표했다.

베켄바워의 지휘 아래 서독 대표팀 주장으로 월드컵을 들어올렸던 로타어 마테우스는 "베켄바워의 몸이 좋지 않다는 걸 알았지만 상당히 충격이다. 그를 아는 사람은 누구나 베켄바워가 얼마나 위대하고 관대한 사람인지 알고 있다. 좋은 친구가 우리 곁을 떠났다. 나를 포함한 모든 이들이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베켄바워 추모 행렬에 바이에른 라이벌 구단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스-요아힘 바츠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이사회 의장은 "베켄바워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독일 축구 선수였고, 무엇보다도 내가 만난 가장 위대한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며 "프란츠와 함께 한 모든 경험은 훌륭했다. 베켄바워가 독일과 독일 축구를 위해 한 일에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바이엘 레버쿠젠의 페르난도 카로 바이어 CEO는 "베켄바워 사망으로 축구는 독특한 개성을 잃었다"며 "그는 전 세계에서 감사와 존경을 받았고 선수, 감독, 그리고 회장으로 경기장 내부에서 놀라운 일들을 성취했다. 구단 전체를 대표해 베켄바워 죽음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 축구에 대한 그의 열정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했다.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공격수였던 게리 리네커 또한 "카이저는 모든 축구 선수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선수였다. 우아하고 매력적인 축구로 모든 곳에서 성공했다"라고 업적을 기렸다.

현재 독일 뮌헨에서는 베켄바워를 추모하는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꽃다발과 '당케(고맙습니다), 프란츠"라는 문구가 적힌 추모글이 뮌헨 시내 곳곳에 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뮌헨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클럽, 축구단체, 축구선수들도 애도를 표하면서 베켄바워를 향한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다. 현재 독일 뮌헨에선 꽃다발과 '당케(고맙습니다), 프란츠"라는 문구가 적힌 추모글이 시내 곳곳에 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애도를 표했다. 그는 자신의 SNS을 통해 "선수이자 감독으로서 세계 챔피언에 올랐던 프란츠 베켄바워는 독일에서 가장 위대한 축구선수 중 한 명이자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황제였다"라고 전했다.

이어 "베켄바워는 여러 세대에 걸쳐 독일 축구에 대한 열정을 불러일으켰다"라며 "베켄바워를 그리워할 거다. 내 생각은 그의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한다"라고 덧붙였다.

독일 전역에 슬픔에 잠긴 가운데 바이에른 뮌헨은 베켄바워를 위해 엄청난 규모의 장례식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빌트에 따르면, 독일 축구의 스타 공격수 중 한 명이자 베켄바워와 절친한 관계로 알려진 루메니게 바이에른 전 CEO는 베켄바워를 기리기 위해 역대 최고 수준의 장례식을 계획했다.


루메니게는 빌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축구계를 비롯한 전 세계가 우리들의 친구 베켄바워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라며 "바이에른 뮌헨은 그가 없었다면 결코 존재하지 않았을 경기장에서 그를 위한 추모식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만약 루메니게의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뮌헨은 7만5000명을 수용 가능한 홈구장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엄청난 규모의 장례식이 열릴 수 있다.

이에 매체는 "루메니케는 이미 이 주제에 대해 울리 회네스 명예 회장과 전화 통화를 했다"라며 "오늘 바이에른에서 회의가 열리고 타당성이 검토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독일과 뮌헨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으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베켄바워를 위해 전례가 없는 수준의 장례식이 열리면서 7만명이 넘는 인파가 그를 추모하는 광경이 연출될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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