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쉰밥·탄밥 중 뭘 먹을 것인가' 뿐…역사의 죄인으로 살고 싶지 않다"
"정부여당은 정치보복에 사정만능식 통치
민주당은 당내민주주의 위기에 일진 같아"
"당에 나 같은 사람 필요없나…답을 달라"
더불어민주당 혁신계 모임 원칙과상식 소속 조응천 의원이 거대 양당 정치를 겨냥해 "국민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친윤(친윤석열) 단일체제 정당과 친명(친이재명) 단일체제 정당뿐"이라며 "가히 '쉰밥을 먹을래, 탄밥을 먹을래'라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 의원은 민주당 잔류 여부를 밝힐 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무엇과 싸울 것인가' 북콘서트에서 "역사의 죄인으로 살고 싶지는 않았다. 부러질지언정 구부리지 않는다는 것이 지금의 소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북콘서트에서 조 의원은 "정치의 본령은 대화와 타협·협치를 통해 갈등을 풀어내는 것"이라면서도 "국민들이 보기에 '쟤네들이 정말 대화와 타협을 하고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하는구나' 이런 생각을 할까"라고 반문했다. "대한민국은 어떻게든 여와 야의 두 수레바퀴가 같이 물려 앞으로 가야 하는데,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정부·여당을 향해선 "법치주의를 무너뜨리는 법치를 하고 있다"고 맹폭했다. 조 의원은 "문재인정부 주요 인사에 대해서 정치보복을 하고 국민을 내 편 네 편으로 갈라서 이권 카르텔을 주장하고 때려잡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검찰·경찰·국정원·국세청·감사원·금감원까지 동원해서 대대적인 사정과 상시 사정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검사로 채워진 정부"라며 "대통령의 부족한 점을 메우기 위해선 다양한 경력의 인재들을 모아야 하는데 심지어는 여당 비상대책위원장까지도 검찰 출신으로 보냈다. 카르텔을 깨부수겠다고 말씀하시는데, 나는 검찰 출신이지만 가장 센 카르텔이 검찰 카르텔"이라고 했다. 그는 "2년도 안돼 벌써 8번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는 점도 쏘아붙였다.
아울러 조 의원은 몇 년째 선진국의 문턱에서 주저앉고 있는 배경의 이면으로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팬덤 정치도 있다"고 꼽았다. 조 의원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기"라면서 "당내민주주의는 어떤가. 당내에서 다른 소리를 하면 좌표를 찍어 문자폭탄에 수박(비명계에 대한 멸칭)이라고 저주하고, 총알이 한 방 있으면 (비이재명계를) 쏘아 죽이겠다는 말까지 한다"고 한탄했다.
조 의원은 "나는 평생을 이러고 살아 굳은살이 다 박혀 괜찮다"면서도 "당내에는 어색한 침묵만 있고, 다양한 목소리가 말살되고 말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강성 팬덤이 '당의 단합만이 살 길'이라고 한다. 동료 학생을 옥상에 매일 데려가 두들겨 패고 삥을 뜯곤 '친구니 친하게 지내'라고 하는 것은, 단합이 '삥을 뜯고 친구라고 하는 일진과 같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숨 쉴 공간이 없다"면서도 "나는 엄청나게 부러지고 깨지고 코피가 터지고 했다. 그렇지만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조 의원은 "마지막으로 꼭 묻고 싶은 것은 2016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손을 잡고 민주당에 들어왔을 때, 내가 민주당의 이념적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했다. 민주당이 집권정당이 될 수 있게 중도에서 민주당의 혁신 목소리를 끊임없이 내달라고 했다"라며 "나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똑같이 살고 있다. 묻고 싶다. 더 이상 민주당에 나 조응천 같은 사람은 필요 없는 것인가. 답을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조 의원은 북콘서트가 열리기 전 가진 SBS라디오 '정치쇼'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에게 하루의 시간이 남았다"며 "그 시간에 우리 요구에 답을 않으면 소통관에 설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밝혔다. 원칙과상식 4인(김종민·조응천·윤영찬·이원욱)이 이 대표의 사퇴와 통합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요구를 하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한 것으로, 이 대표가 이런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낮음에 따라 이튿날 이들의 탈당도 불가피한 수순으로 접어들었다는 관측이다.
조 의원은 북콘서트 도중에도 기자들을 만나 "오전 방송에 나가서 이 대표에게 '하루의 시간이 남았다'고 말씀드렸다"면서 "가장 의미 있도록 (공동행동을 고민해서)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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