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대신 '비전프로'로 주가 띄운 애플…한국 기술주 동반상승

이병준 2024. 1. 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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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AR 헤드셋 기기 비전프로를 오는 2월 2일 출시한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AP통신=연합뉴스


애플이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전날보다 4.38달러(2.42%) 오른 185.56달러로 장을 마감하면서 지난달 말부터 이어진 하락세에 종지부를 찍었다. CES 개막을 하루 앞두고 증강현실(AR) 헤드셋 기기 ‘비전프로’를 오는 2월 2일 출시한다고 깜짝 발표를 하면서다. 애플은 오는 19일(현지시간) 오전 5시부터 사전 예약을 받아 비전프로를 3499달러(약 459만원·256GB 저장용량 기준)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비전프로는 애플이 2015년 애플워치를 출시한 이래 8년만에 선보이는 새 하드웨어다. 비전프로엔 2300만 픽셀이 밀집된 4K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와 M2·R1 칩셋, 첫 비전프로용 운영체제(OS)인 ‘비전OS’ 등이 탑재됐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공간 컴퓨팅의 시대가 도래했다”며 “비전프로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제품 중 가장 진보한 소비자 전자기기로 우리가 연결하고, 만들고, 탐색하는 방식을 재정의할 것”이라고 했다.

증권가에선 메타(옛 페이스북)가 선점한 HMD(머리에 착용하는 영상출력기기) 시장을 애플이 공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메타는 2014년 AR 헤드셋 제조사 오큘러스 리프트를 인수하고 2020년부터 AR 헤드셋 ‘메타 퀘스트’를 판매해 왔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AR·VR(가상현실) 헤드셋 시장에서 메타의 시장 점유율은 49%를 기록했다.

현대차증권 정나영 연구원은 “메타 퀘스트 시리즈는 이미 3세대까지 출시되며 성능과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공고히 해가고 있다”며 “향후 2~3세대를 거치며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차세대 기기로 발전할 가능성을 확인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다만 비관적 시각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가격이 비싸 많은 소비자들이 구입하기엔 부담스럽고, 처음엔 미국에서만 출시될 예정”이라며 “2시간에 불과한 배터리 수명과 일부 테스터들이 불편하다고 느낀 제품 무게로 소비자들이 구매를 망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조 과정이 복잡해 수요 급증 시 추가 생산이 어렵다고도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 역시 “비전프로는 부품 공급 제약과 높은 가격으로 인해 판매 물량이 20만대 미만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올해 주목해야 할 건 개발자들이 이 기기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라고 했다. 비전프로를 이용한 어플리케이션(앱)이 어떤 것이 나오는지에 따라 HMD의 활용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기술주도 상승…삼전은 장중 내림세


엔비디아. 로이터통신=연합뉴스

미국 증시는 애플과 함께 올해 2분기부터 중국 수출용 인공지능(AI)칩을 대량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엔비디아(6.43%) 등 기술주의 영향으로 반등했다. 이에 따라 이날 SK하이닉스가 전날보다 1.03% 오른 13만7400원에 장을 마감하고, 네이버(1.32%), 카카오(2.62%) 등 국내 반도체 관련주도 대부분 강세를 보였다. 다만 이날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지난 한 해 영업이익이 6조5400억원으로 15년만에 최저치를 찍으며 전날 대비 2% 넘게 내린 7만4700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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