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전기차 울고, 수입 전기차 웃고
9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국토교통부 통계를 취합한 결과 국산 전기차 판매량은 줄어든 반면,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처음 4만대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 10대 중 3대가 수입차였다.
지난해 전체 전기차 판매량이 줄어든 와중에도 수입 전기차는 선방했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지난 2022년보다 1756대 적은 수치인 15만9693대의 전기차가 판매됐다. 그 중 국산 전기차가 73%, 수입 전기차가 27%를 차지했는데, 국산 전기차 비중은 3.5%포인트 감소, 수입차 비중은 3.5%포인트 증가한 수치였다.
수입 전기차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만 해도 국내에서 팔린 수입 전기차는 4799대에 불과했지만, 2020년 1만5182대, 2021년 2만4166대, 2022년 3만7773대로 급증한 데 이어 이번에 처음 4만대를 돌파했다.
국산과 수입 전기차 실적이 엇갈린 배경으로는 수입 차종의 다변화, 전기차 보조금 정책, 수입차 브랜드 프리미엄 등이 꼽혔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수입 전기차의 경우 모델 종류가 다양한 데다, 브랜드 프리미엄, 전기차 일정 비율 판매 의무화로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테슬라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경우 가격을 확 낮춘 ‘중국산 모델Y’를 앞세워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1만6459대를 팔아치웠다. 모델Y는 지난해 수입 차종 가운데 가장 많은 1만3885대 판매됐고, 테슬라에 이어 벤츠(9184대), BMW(8225대)가 뒤를 이었다.
권 교수는 또 국산 전기차 비중이 줄어든 이유로는 “2022년 국산 전기차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있었다”며 “국산 전기차 판매량은 점진적으로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산 전기차 판매량은 2019년 2만9807대, 2020년 3만1356대, 2021년 7만3873대, 2022년 12만3676대로 급증했다가 지난해 11만대선으로 다시 주춤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산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 혜택이 축소되고 재작년 급성장한 뒤 지난해 숨 고르기에 들어간 측면도 있다”며 “올해 말 또는 내년에는 다시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국산 전기차 모델은 수입 전기차에 비해서 제한적이라는게 업계의 평가다. 현재 국산 전기차 판매는 사실상 현대차와 기아 두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코나EV·아이오닉5·아이오닉6가, 기아는 쏘울EV·니로EV·EV6·EV9이 대표 차종이다.
수입차 브랜드들은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내세워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테슬라의 모델3·모델X·모델S·모델Y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의 EQA·EQB·EQC·EQE·EQS, BMW i4·ix3·ix·i7, 아우디 e트론·Q4 e트론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새해 들어 수입 브랜드들이 연이어 신차 출시를 예고하면서 국내 전기차는 더욱 공격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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