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女·저학력男 결혼 안 한다…그 이유는?

이유리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economy06@mk.co.kr) 2024. 1. 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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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미혼인구 증가와 노동공급 장기추세’ 보고서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남성이 저학력일수록, 여성은 고학력일수록 미혼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 인구 증가는 한국의 노동 공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미혼자가 적극적으로 노동시장에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월 8일 한국은행 고용분석팀이 발간한 ‘미혼인구 증가와 노동공급 장기추세’의 연령대별 미혼 변화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30~54세의 미혼 비중에서 고학력 여성은 28.1%로, 저학력 여성(15.9%)의 두 배에 가까웠다. 반면 저학력 남성의 미혼 비중은 30.9%로 고학력 남성(27.4%)보다 3.5%포인트 높았다. 학력 수준에 따른 미혼비중 격차는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욱 뚜렷하게 관찰됐다.

한은은 저학력 남성의 미혼율이 고학력 남성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은 비자발적 요인, 저학력 여성의 미혼율은 낮고 고학력 여성은 높게 나타나는 점은 자기선택적 요인으로 분석했다. 또 기혼자 중에는 상대적으로 더 좋은 조건의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이 많을 수 있는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 결과라고 봤다.

미혼 인구 증가하면 경제활동 참가율 떨어져
우리나라 미혼율은 여성보다 남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미혼율은 2000년 31.7%에서 2020년 36%, 여성은 같은 기간 24.4%에서 26.3%로 늘었다. 전체 미혼율은 2000년 27.9%에서 2020년 31.1%로 증가했다. 나이별로 보면, 30대 미혼율 같은 기간 13%에서 42.5%로 3배 넘게 증가했다. 20대(71.1%→92.8%)와 40대(2.8%→17.9%), 50대(0.8%→7.4%)도 큰 폭으로 올랐다.

이처럼 노동시장 측면에서 미혼 인구가 증가하면 중장기적으로 노동 감소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한은은 경고했다. 혼인율 감소가 출산율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남녀의 미혼 인구 증가는 고용과 근로 시간 측면에서 총 노동 공급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10년간(2013∼2023년) 30∼54살 남녀의 노동 공급을 분석해 본 결과, 기혼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은 미혼과 비교해 각각 평균 13%포인트, 16%포인트 높았다. 같은 기간 기혼 여성은 미혼 대비 각각 평균 19%포인트, 16%포인트 낮았다.

(출처=한국은행 ‘미혼인구 증가와 노동공급 장기추세’ 보고서)
여성의 경우 경제활동 참가와 평균 근로 시간을 늘려 노동 공급 총량이 늘었지만, 남성은 미혼 인구가 늘면 고용률이 떨어지고 실업률이 높아지는 특징을 보였다. 우리나라는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가 높아질수록 출산율이 낮아지는 관계를 가지는 특성이 있어, 현재 세대의 여성 노동 공급이 늘어날수록 미래의 노동 공급은 낮아지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은행은 혼인율 하락에 따른 미혼 인구 증가는 미래 노동공급 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혼인율과 출산율을 높여 노동공급 감소를 줄이는 인구 미혼화 ‘완화 정책’과 미혼 인구 특성에 맞게 근로환경을 개선하는 ‘적응 정책’이 모두 필요하다고 했다. 보고서는 “원격·유연근로제처럼 근무방식의 다양성을 포용하는 조직문화 등 노동시장의 체질을 개선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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