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보른 총리 사임...위기의 마크롱, 돌파구 찾나
프랑스의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62)가 8일(현지시간) 사임했다. 연금 개혁과 이민법 등으로 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에마뉘엘 마크롱(46) 프랑스 대통령이 국면 전환을 위해 단행한 인사란 평가다.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엘리제궁은 마크롱 대통령이 보른 총리의 사의 표명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보른 총리의 사임과 관련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당신은 국가를 위해 매일 모범을 보여줬다. 정치인의 용기, 헌신, 결단력으로 우리의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보른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제출한 사임 서한에서 "개혁을 계속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전했다.
보른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지 한 달 만인 2022년 5월부터 총리직에 올라 연금 개혁과 이민법 등 마크롱 정권의 핵심 정책을 추진했다. 프랑스 역대 두 번째 여성 총리이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1기인 2017∼2022년엔 교통부·환경부·노동부 장관을 차례로 역임했다.
AP통신은 "이번 개각은 마크롱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마크롱 대통령의 임기는 2027년까지이지만, 핵심 정책 추진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혀 국정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마크롱 정부는 지난해 연금 수령을 위한 직장 정년을 기존 62세에서 64세로 연장하는 연금 개혁을 진행했는데, 노조 등 각계의 반발을 샀다. 또한 지난달 이민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선 같은 진영인 중도·좌파가 반발했다. 당초 정부안보다 이민 허용 기준이 강화된 이민법 개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마크롱 대통령은 '반이민을 표방하는 극우 진영과 타협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소속된 여당 르네상스의 지지율은 극우 지도자 마린 르펜의 국민연합에 10%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선 직전 40%가 넘었던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4월 20%까지 하락했다가 현재 30%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AFP통신은 "프랑스는 3선 연임이 불가능해 마크롱 대통령은 2027년 대선에 출마할 수 없지만, 극우 인사 르펜의 대통령 당선을 저지하기 위해 인적 쇄신이 필요했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임명할 후임 총리로는 가브리엘 아탈 교육부 장관이 거론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아탈 장관이 총리가 될 경우 1958년 프랑스에 제5공화국이 들어선 이래 최연소 총리가 된다. 또 그는 프랑스 최초 공개 동성애자 총리가 될 수도 있다.
아탈 장관은 마크롱 대통령 집권 1기 후반 정부 대변인, 집권 2기 초반 공공 회계 장관을 지낸 후 지난해 7월 교육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교내 이슬람 의상인 '아바야(긴 드레스)' 착용을 금지하고, 프랑스 학생들의 기초 학력 증진 방안을 추진하는 등 교육 개혁에 힘써왔다. 아탈 장관 외에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국방부 장관, 줄리앙 드노르망디 전 농업부 장관 등도 후보로 언급된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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