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강도 전쟁 전환" 이스라엘 헤즈볼라·하마스 고위인사 공격, 확전 위기는 여전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에서 전면전 위주의 고강도 지상전을 시작한 지 70여일 만에 표적 타격 중심의 저강도 전투로 전환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또한 가자지구에서의 작전이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레바논과 시이라를 공습했고, 헤즈볼라와 하마스의 고위 인사들이 사망하면서 중동 지역의 확전 위험이 한층 커졌다.
이스라엘군 "저강도 전쟁 전환, 병력 줄인다"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하마스와의 전쟁이 전환됐다"면서 "전환 의식이나 극적으로 발표할 것은 없다"고 밝혔다. 고강도 지상전에서 저강도 표적화 전투로 전환됐다는 뜻이다. 앞서 미국 관리들은 소규모 정예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지도부를 공격하고, 인질을 구출하는 등 외과수술식 작전에 집중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가리 소장은 "전환 과정에서 가자지구 내 병력을 계속 줄여나갈 것"이라며 "이미 가자지구 북부에선 작전 강도가 수그러졌다"고 전했다. NYT는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달만 해도 가자지구 북부에는 이스라엘군 5만명이 주둔했지만 현재는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전했다.
앞으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중·남부 공격에 집중할 계획이다. 하가리 소장은 "칸 유니스와 데이르 알 바라흐 등 가자지구 중·남부의 하마스 거점을 공략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자지구 전쟁이 저강도로 전환돼도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가리 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가자지구 작전이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하가리 소장의 인터뷰를 두고 이스라엘군이 지상전 국면 전환을 미국 매체를 통해 공식화한 것이 눈에 띈다고 논평했다. 미국은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희생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이스라엘에 저강도 공격 전환을 계속 요구했다.
헤즈볼라·하마스 고위인사 사망…중동 확전 위기
하지만 이날 헤즈볼라 고위급 지휘관과 하마스 관리가 각각 레바논과 시리아에서 이스라엘 공격을 받아 사망하면서 중동 지역의 확전 위기는 더욱 커졌다. 로이터통신·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마즈달 셀름을 공습했으며 이 공격으로 헤즈볼라 정예 라드완 부대의 지휘관 중 하나인 위삼 알타윌이 숨졌다.
알타윌은 레바논 남부 지역의 헤즈볼라 작전을 관리해온 인물로,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벌어진 이스라엘 공격에서 사망한 헤즈볼라의 최고위 간부다. 지난 3개월동안 이스라엘군과 무력 충돌에서 헤즈볼라는 약 130명이 사망했는데, 헤즈볼라는 알타윌 사망에 대해서만 대대적으로 알렸다.
이에 따라 지난 2일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격으로 하마스 서열 3인자 살레흐 알아루리가 사망한데 이어 알타윌까지 숨지면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무력충돌 수위가 높아졌다. 헤즈볼라가 지난 2006년처럼 이스라엘과 전면전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이스라엘군은 최근 수주간 접경국 시리아에서 이스라엘 북부에 로켓포를 발사한 하마스 책임자 하산 아카샤를 제거했다. 이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군이 최근 시리아의 인프라와 이란의 무기 공급망과 관계된 인물들을 직접 겨냥하는 방향으로 작전을 전환했다고 전했다.
시리아 군부 측 관계자들은 "이스라엘은 수년 전부터 이란과 연계된 목표물을 공격할 뿐, 헤즈볼라를 향한 직접적인 공격은 피했다"며 "그런데 최근 들어 시리아에서 헤즈볼라를 살해하는 데 있어 더는 조심하지 않으며 치명적이고 빈번한 공습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중동의 긴장 완화를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블링컨 장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과 만나 가자지구 휴전과 인도주의적 지원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블링컨 장관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비롯한 중동 안정을 위한 주요 목표에 대해 사우디·요르단·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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