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거전’ 지승현 “양규 장군 세상에 알려 뿌듯해.. 차기작은 멜로로” [IS인터뷰]

김지혜 2024. 1. 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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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현. (사진=빅웨일엔터테인먼트 제공)


“양규 장군을 세상에 알렸다. 이거면 됐다.”

배우 지승현이 비교적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흥화진 전투’ 승리의 주인공, 양규 장군을 대중에게 알릴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사진=KBS 제공


9일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지승현을 만났다. 그는 지난 7일까지 KBS2 ‘고려 거란 전쟁’ (이하 ‘고거전’)에서 양규 장군을 맡아 열연을 펼쳐왔다. 양규 장군은 고려를 침략한 거란에 맞서 싸운 구국의 영웅이지만 업적에 비해 자료가 많이 없다. 지승현 또한 “양규 장군을 공부할 때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지승현은 대본에 충실했다. 강직하고, 승리를 위한 욕심, 자신이 옳다고 믿으면 누구의 말을 듣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고집. 지승현은 대본에 써있는 양규 장군의 성격과 말투를 스스로 상상하며 표현했다.

말도 능숙하게 타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는 “현장에 가면 말마다 배우들 이름이 적혀있다. 그런데 제 이름 옆에만 ‘정말 잘 타야 함’ 이라고 적혀있더라”면서 “승마장부터 야외라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연습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승현. (사진=빅웨일엔터테인먼트 제공)

‘고거전’ 16회에서 양규 장군은 거란군이 쏜 화살에 맞아 전사한다. 지승현은 해당 장면을 3일간 촬영했다고 밝혔다. 스케줄이 변경되면서 마지막 촬영 날이 자신의 생일과 겹치게 돼 의미가 깊었다고 토로했다.

지승현은 “감독님이 생일 전에는 촬영 끝내주겠다고 약속하셨는데 안 지켜주셨다. 그런데 오히려 그게 신의 한 수가 된 것 같다”며 웃었다.

지승현에게 ‘고거전’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양규 장군을 자신의 이름으로 알릴 수 있었던 기회이자, 배우 지승현을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 그는 “2008년에 영화 ‘거위의 꿈’으로 데뷔했다. 이후 단역부터 조연을 가리지 않고 했다”면서 “단역도 정말 단역이었다. 예를 들면 주인공들이 레스토랑에 방문한 곳에 있는 웨이터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사진=KBS 제공
약 10년이란 시간동안 단역만 맡아왔던 지승현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미스터 션샤인’ 등 묵직한 작품들에 출연하며 천천히 인지도를 쌓아왔다.

10년이란 무명의 시간이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는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기를 어떻게 버텼나 스스로 대견하다. 5년 전쯤부터 이름이 있는 배역을 맡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왔다. 2023년 목표가 ‘소처럼 일하기’였는데 꿈을 이뤘다”고 밝혔다. 

지승현. (사진=빅웨일엔터테인먼트 제공)

2023년은 그야말로 ‘지승현의 해’라고 해도 무방하다. SBS ‘7인의 탈출’ 특별출연부터 최고 시청률 12.9%를 기록한 MBC ‘연인’, 디즈니플러스 ‘최악의 악’, ‘고려 거란 전쟁’까지 방송과 OTT를 가리지 않고 맹활약했다.

그리고 데뷔 18년 만에 ‘고거전’으로 ‘2023 KBS 연기대상’에서 인기상과 장편 드라마 남자 우수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2024년, 지승현은 또 어떤 기록을 써 내려갈까. 그는 “아직 차기작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당분간 사극은 하지 않을 것 같다”며 웃더니 “멜로다. 멜로를 하고 싶다. 여기에 배우로서 하나의 신년 목표가 있다면 ‘연기 잘한다’는 소리를 계속 듣고 싶다. 이 문장은 언제 들어도 짜릿하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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