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현장] 같은 듯 다른 AI 시각...삼성 '모두에게', LG '실질 생활에'

"삼성의 AI 목표는 전 세계 모두에게 도움이 되도록 만드는 것"
"LG AI는, 실제 고객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모두를 위한 AI: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AI for All: Connectivity in the Age of AI)'를 주제로 열린 삼성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임채현 기자

세계 최대 가전·IT(정보통신) 박람회 CES 2024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미래 AI비전'을 둘러싸고 대표 K-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 라이프' 시대를 본격 선언한 가운데, 양사는 비슷하면서도 다소 차이점이 있는 AI 시대 시각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똑똑한 가전'에 초점을 맞춘 반면 LG전자는 '감정을 파악하는 공감지능'을 내세우며 치열한 접전을 예고했다.

삼성전와 LG전자는 CES 2024 정식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각각 프레스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올해 박람회의 화두인 AI 전략과 각사의 비전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모두를 위한 AI: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AI for All)을 주제로 한종희 부회장이 올해의 삼성 AI 시대 개막 포문을 열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기술을 넘어 산업계 전반을 재구성하고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하는 AI를 구현하고자 10년 넘게 투자해왔다"며 "앞으로도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일상생활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가운데 생기는 문제점과 관련해 한종희 부회장은 '디지털 보안'에 대한 필요성과 책임의식도 제시했다. 한 부히장은 "AI는 보안없이 진정한 혁신을 이룰 수 없다"며 "삼성 가우스와 같은 새로운 생성형 AI도구는 생산성을 향상키지만 그에 따른 큰 사회적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개인 정보와 사용자 정보 보호에 중점을 둔 ▲삼성 녹스 매트릭스 ▲삼성 녹스 볼트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날 삼성전자가 LVCC(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마련한 전시관을 살펴본 결과, 삼성은 AI 기능을 강화한 가전 신제품들에 주력했다. 대표적인 AI 기기로는 앞서 7일 퍼스트룩 행사에서 소개한 2024년형 네오 QLED 8K와 해당 TV의 두뇌격인 AI 프로세서 'NQ8 AI 3세대' 등을 소개했다.

또한 AI 생활가전에는 2024년형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가 대표적으로 꼽혔다. 매일 일상속에서 쓰는 가전의 스마트화가 대표적으로 형성된 제품이다. 이는 'AI 비전 인사이드' 카메라 인식으로 식재료를 넣거나 뺄 때마다 푸드 리스트가 자동으로 업데이트 된다. 또한 AI 맞춤 코스가 있는 세탁-건조기 일체형 '비스포크 AI 콤보' 도 새로 선보였다.

한 부회장은 "삼성의 목표는 AI를 작동하도록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제공하는 것이고 훨씬 더 많이, 더 쉽게, 더 창의적으로 할 것"이라며 ▲AI 시대에 걸맞은 삼성의 디지털 보안과 책임의식 ▲AI 기반 차별화된 제품으로 최고의 고객 경험과 가치 창출 ▲스마트싱스와 빅스비 기반 지능형 초연결 경험 등도 강조했다.

LG전자가 현지시간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고객의 미래를 재정의하다(Reinvent your future)'란 주제로 LG 월드 프리미어(LG WORLD PREMIERE)를 개최했다.LG전자 조주완 CEO는 대표 연사로 등단해 고객경험 관점에서 재정립한 AI 의미와 LG전자 AI 기술의 차별점을 소개했다.ⓒ임채현 기자

조금 앞서 '고객의 미래를 재정의하다(Reinvent your future)'란 주제로 LG 월드 프리미어를 개최한 LG전자 역시 조주완 사장이 직접 연단에 서서 AI 시대와 관련해 아젠다를 제시했다. 조주완 사장이 CES 2024의 화두인 AI 와 관련해 강조한 부분은 '실생활의 변화'다. 고객 삶에 어떤 변화를 일으켜 사용자에게 실질적 이점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또한 사용자 관점의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위해 AI의 정의를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아닌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으로 재정의했다. 조 사장이 LG전자 AI 방향으로 정립한 공감지능은 기존 AI를 고객관점에서 재정립해 사용자를 더 배려하고 공감함으로써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를 위해 ▲실시간 생활 지능 ▲조율·지휘지능 ▲책임지능을 공감지능(AI)의 차별적 특징이자 강점으로 꼽았다.

조 사장은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집, 모빌리티, 상업공간 등에서 약 7억 개의 LG 제품이 사용되고 있으며, 여기엔 AI 지원 지능형센서가 탑재돼 고객들의 신체적·정서적 생활패턴을 학습하고 분석하는 데 최적"이라며 "대다수 기업은 인터넷 기반 데이터에 의존하는 반면, LG전자는 다양한 공간에서 사용되는 수십억개 스마트 제품 및 IoT 기기를 통해 수집한 실시간 생활 데이터를 활용할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실생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종 가전을 연결하고 최적화된 기능을 제안하는 'LG AI 브레인'도 최초 공개했다. 조 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LG AI 브레인은 먼저 대화내용, 행동패턴, 감정 등의 맥락을 이해해 고객의 요구를 예측하고, 이후 자체 개발한 LLM(Large Language Model, 초거대언어모델) 기반의 고급 추론 프로세스가 실행되는 방식이다.

한종희 삼성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AI가 촉발할 보안 문제'도 빼놓지 않았다. 조 사장은 "LG전자는 자체 데이터 보안시스템인 'LG 쉴드(LG Shield)’를 고객 데이터의 수집·저장·활용 등 전 과정에 적용함으로써 모든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