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TY홀딩스·SBS 지분, 전부 내놓을 각오도 돼 있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에코비트 등 주요계열사 매각 또는 담보제공 등 자구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며 “그래도 부족할 경우 지주회사인 TY홀딩스와 SBS 주식도 담보로 해서 태영건설을 꼭 살려내겠다”고 호소했다. 태영건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자구안과 관련해서다.아들인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도 나와 이런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최금락 TY홀딩스 부회장은 이에 대해 “만약 여러 변수로 인해 유동성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그때 TY홀딩스와 SBS 지분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대출받아 추가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에 제출한 네 가지 자구안만 철저하게 이행해도 4월 이전에 유동성 부족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네가지 자구안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후 매각대금 태영건설 지원 ▶블루원의 지분 담보 제공과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제공 제출과 확약 등이다.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에서 워크아웃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9/뉴스1

당초 태영그룹은 태영건설 지원금액 1549억원 가운데 890억원을 TY홀딩스의 태영건설 관련 연대보증 채무를 갚는 데 쓰면서 논란이 일었다.

정부가 ‘추가자구안’ 압박에 태영그룹이 내놓은 것이 TY홀딩스와 SBS 지분의 조건부 담보 제공이다. 최 부회장은 “부족하다면 TY홀딩스와 SBS 주식 전체를 담보로 내놓을 각오도 돼 있다"며 “자구 계획에 대해서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충분하게 협의가 이뤄진 상태”라고 말했다.

김영옥 기자

하지만 이날 채권단과 정부가 기대한 사재출연 등 추가 자구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TY홀딩스 측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 윤석민 회장의 개인 지분(416억원)을 출연해 이미 태영건설에 투입했다는 입장이다. SBS 지분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도 기존 주장을 고수했다. 최 부회장은 “SBS가 방송 기업이라서 실제로 매각에 따른 법적 규제 매우 많아서 어렵다”면서 “담보 제공 자체는 유권해석을 받아보니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존 자구안에 포함한 자회사 에코비트 매각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태영그룹 측은 이날 에코비트 지분을 50%씩 나눠 가진 사모펀드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과 지분 100%를 공동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최 부회장은 "에코비트(태영지분 50%)를 1조5000억원 이상에 매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차준홍 기자

한편 태영그룹은 채권단의 승인에 따라 오는 11일 워크아웃이 개시될 경우 이른 시일 내 경영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윤세영 창업회장은 “지난해 태영건설의 영업이익은 1300억원대로 추산되고, 올해도 그 이상 실적을 올릴 사업계획이 마련돼 있다”며 “현재 수주 잔고가 12조5000억원에 이르고, 최소 3년간 3조원씩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그는 “정리할 곳은 과감히 정리하고, 건실한 사업장은 살려 사업을 잘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