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철도는 또 ‘불발’, 우주항공청은 ‘순항’…희비 엇갈렸다
‘포퓰리즘’ 논란이 일었던 대구-광주 달빛철도 특별법 제정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지만, 경남 사천에 추진 중인 우주항공청 개청은 순조롭게 추진되면서 지자체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달빛철도 특별법 좌초하나
9일 대구시와 광주광역시 등에 따르면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철도 특별법안은 국회에 표류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8일 오후 2시부터 전체 회의를 열었지만, 안건 124개 가운데 달빛철도 특별법은 처리하지 않아 9일 국회 본회의에도 오르지 못했다.
달빛철도는 대구·광주의 순우리말 명칭인 ‘달구벌’과 ‘빛고을’ 첫 글자를 따서 지었다. 광주 송정역을 출발해 광주역~전남(담양)~전북(순창·남원·장수)~경남(함양·거창·합천)~경북(고령)을 거쳐 서대구역까지 지난다. 총연장은 198.8㎞로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8조7110억원이 소요된다. 거치는 지역이 대부분 군 단위로 이용객이 적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지난 8월 역대 최다인 261명의 의원이 발의한 달빛철도 관련 특별법에 달빛철도를 예비 타당성 조사(예타) 없이 추진하는 내용이 담기면서 논란이 일었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는 “특별법으로 예타를 면제하는 선례를 남기면 나중에 다른 사업도 특별법 발의가 빈발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다만 지역에서는 “영·호남 30년 숙원 사업을 외면 말라”고 주장한다. 달빛철도가 달릴 영·호남 14개 자치단체장은 지난 3일 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공동 건의서를 국회의장과 여야에 전달했다. 지자체장은 건의서에서 “달빛철도는 1999년 국가기관 교통망 계획에 반영한 숙원사업인데도 ‘선거용 포퓰리즘’이라는 일각의 주장은 납득할 수 없다”며 “이 사업은 지방소멸 위기 극복, 수도권 과밀화 해소, 국토균형발전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7일 대구 달서구에서 열린 의정보고회에서 “기재부가 반대하고 있다. 예타 면제를 법으로 한 사례가 없다는 것인데 이걸 풀어내는 것도 제 책임이다. 답을 찾아보겠다”라고 말했다.
우주항공청 5월 출범할 듯
반면 9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우주항공청 설치법은 통과됐다. ‘우주항공청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은 경남 사천시에 한국판 ‘나사(NASA·미국 항공우주국)’ 역할을 할 우주항공청을 만드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주항공청은 우주항공 분야에 대한 범부처 정책 수립, 산업 육성, 국제 교류 등을 담당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도 우주항공청으로 편입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11월 우주 경제 로드맵을 직접 발표한 지 1년 2개월 만에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5~6월 우주항공청 출범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330만 도민의 단합된 마음과 열정이 만든 결과”라며 환영했다. 이어 “향후 10년간 우주항공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는 폭발적으로 성장해 우주산업은 현재의 5배인 1320조원, 미래 항공교통은 200배인 1960조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한다”며 “그 중심에 경남이 있고, 모든 과정을 경남도가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동식 사천시장도 “한국에도 우주항공 전담조직이 탄생한다”라며 “2024년이 대한민국 우주항공 도약의 해가 될 수 있도록 경남도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경남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추진"
경남도는 우선 사천시와 협력해 우주항공청이 문을 엶과 동시에 업무에 돌입할 수 있도록 임시 청사 확보, 우주항공청 직원 정주 여건 개선 등 개청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또 그간 우주항공청 개청에 대비해 준비해온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도 본격 추진한다. 도와 사천시,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산업단지공단 등이 참여하는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추진단도 곧 출범한다. 도는 사천에 설치될 우주항공청이 우주항공 분야 연구소, 기업을 모이게 하는 ‘선도기관’ 역할을 하면서 경남 서부권 발전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
사천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중심으로 소재·부품·장비 등 79개 항공우주 관련 기업이 모여있다. 인근 창원에는 위성 발사체를 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있다.
대구·창원=백경서·안대훈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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