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중계' 시대 막 내리나... 티빙, 프로야구 중계권 확보 초읽기
[김상화 기자]
▲ 티빙 |
ⓒ 티빙 |
2024년 OTT 및 스포츠 중계 지각 변동의 신호탄일까? 토종 OTT 서비스 티빙(tving)이 거액을 들여 프로야구 뉴미디어 중계권 확보 초읽기에 돌입했다. 지난 8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4~2026년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CJ ENM이 선정되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CJ ENM은 현재 티빙의 제1대 주주로서 만약 최종 계약이 성사된다면 향후 3년간 프로야구 인터넷 및 모바일, OTT 생중계는 티빙에서 이뤄지게 된다.
CJ ENM은 네이버 컨소시엄(네이버·LG유플러스·SK텔레콤·아프리카 TV)과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스포티비 나우) 등과의 경합 끝에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되였는데 금액 규모에서 연평균 400억 원 이상을 제시해 300억 원 규모를 써낸 타 업체를 압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CJ ENM의 프로야구 중계권 확보가 초읽기에 돌입하면서 OTT 시장은 다시 한번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주 6일, 하루 5경기가 생중계되는 프로야구의 특성상 최소 수십만 명 이상의 온라인 시청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터라 이용자 확보가 그 어떤 분야 이상으로 절실한 OTT 업계 특성상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등에 맞설 수 있는 티빙의 간판 콘텐츠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 2023년 티빙에서 이뤄진 프로야구 서비스. KT의 OTT 시즌과의 합병을 통해 티빙에서도 지난해 생중계가 이뤄진 바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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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의 최대 주주 CJ ENM은 왜 거액을 들여서 프로야구 뉴미디어 중계권 확보에 나선 것일까? 지난 수년간 티빙의 적자 규모는 매년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었다. 2021년 762억 원, 2022년 1192억 원으로 늘어났고 2023년의 경우 3분기까지 1177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 1위 넷플릭스를 따라 잡기엔 역부족인데다 후발주자 쿠팡 플레이에겐 이용자수 추월을 허용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해온 티빙으로선 '킬러 콘텐츠' 확보를 통한 OTT 경쟁 대역전을 노리고 있다. 여타 스포츠 팬 이상으로 확실한 시청 충성도를 지닌 프로야구 팬들을 자사의 OTT 플랫폼으로 끌어 모으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콘텐츠 이용을 유도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진행중인 또 다른 OTT 서비스 웨이브와의 합병 협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려는 의도 또한 깔려 있다. 지난해부터 티빙과 웨이브는 물밑 협상을 통해 합병을 은밀히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 중계권 확보로 이용자수를 대폭 늘릴 수 있다면 합병 성사시 지분율 배분 측면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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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티빙은 엄연히 유료 서비스이다. 3년 기준 1200억 원 이상의 중계권료를 지불한 업체 입장에선 이 금액 이상의 수익을 확보해야 하는 건 당연지사일 것이다. 이렇다보니 자연히 프로야구 OTT 시청 또한 유료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네이버 및 각종 온라인 서비스에서 무료로 생중계를 시청해왔던 팬들 입장에선 충분히 불만을 드러낼 수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아직 최종 협상 및 계약까지 성사된 것은 아닌 관계로 이에 대한 전망은 각 언론 보도마다 제각기 다른 상황이다. "보편적 시청권"을 강조해온 KBO로선 전면 유료 중계 도입시 이에 대한 팬들의 반발 및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현재로선 유료와 무료 서비스가 병행되고 광고 및 화질 측면에서 차등을 두고 OTT 중계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향후 전면 유료화 가능성을 예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최종 헙상 타결까진 KBO와 CJ ENM 사이 치열한 줄다리기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만약 CJ ENM 측에 유리한 내용으로 계약이 이뤄진다면 오랜 기간 진행되었던 프로야구 무료 중계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덧붙이는 글 |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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