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스와치·톰브라운 공통점…MZ가 환호하는 '협업의 귀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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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14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골목길은 전 세계 각지에서 모인 '힙'한 청년들이 긴 줄을 이뤘다.
그룹 블랙핑크가 세계적인 그래픽 디자이너 베르디(Verdy)와 협력해 만든 '전기 자전거'를 사기 위함이었다.
블랙핑크와 베르디의 협업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젊은 세대의 호응을 끌어냈다.
지난해 9월 삼성전자의 한정판 '갤럭시Z폴드5 톰브라운 에디션' 추첨 판매에는 11만명이 응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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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부터 텀블러까지 오픈런 대상
전문가 "협업 제품의 희소성 관건"
지난해 9월14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골목길은 전 세계 각지에서 모인 '힙'한 청년들이 긴 줄을 이뤘다. 이들이 밤낮없이 골목길 앞에 서 있던 이유는 간단했다. 그룹 블랙핑크가 세계적인 그래픽 디자이너 베르디(Verdy)와 협력해 만든 '전기 자전거'를 사기 위함이었다.
바야흐로 컬래버레이션의 시대다. 시계, 자전거, 심지어 텀블러 같은 일상 용품까지 국제적 명성을 얻은 아티스트와 브랜드가 만나면 오픈런과 품귀의 대상이 된다.
아티스트·디자이너 협업…지구촌 열광시키다
블랙핑크와 베르디의 협업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젊은 세대의 호응을 끌어냈다. 한국보다 1개월 앞서 미국 뉴욕에서 열린 팝업 스토어에서도 어김없이 오픈런 현상이 빚어졌다. 현지 매체들도 뉴욕 팝업스토어 앞에 인산인해를 이룬 청년들의 모습을 앞다퉈 보도했다. 뉴욕 이전에는 영국 런던에서도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다.
명품 브랜드 협업으로 오픈런 열풍 선도한 스와치
컬래버레이션은 명품 업계에서 가장 흔하다. 특히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스와치그룹'은 다양한 시계 브랜드와 합작품을 내놔 오픈런 열풍을 주도했다.
2022년에는 오메가와의 합작품 '문스와치'로 대박을 냈고, 지난해에는 블랑팡과 컬래버레이션 제품 '바이오세라믹 스쿠버 피프티 패덤즈'를 발매했다. 이 제품은 국내시장 출시 당일인 지난해 9월9일 반나절 만에 완판됐다. 출시 직후 모든 물량이 동나면서 대기줄조차 자취를 감췄을 정도다.
패션브랜드 톰브라운은 갤럭시와 협업한 에디션으로 양사 모두에게 대박을 안겼다. 지난해 9월 삼성전자의 한정판 '갤럭시Z폴드5 톰브라운 에디션' 추첨 판매에는 11만명이 응모했다.
일상 용품도…협업 상대 잘 만나면 품귀
일상 용품도 협업의 대상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스타벅스는 텀블러 브랜드 '스탠리'와 협업해 특별 한정 텀블러를 내놨다. 스탠리는 1913년 창업 이래 현재까지 텀블러를 제작하고 있는 미국의 장인 기업으로, 최근 현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타벅스가 스탠리와 협업해 핑크색 텀블러를 내놓으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것이다. 발매하자마자 스타벅스의 거의 전 매장에 새벽부터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고, 얼마 남지 않은 텀블러를 먼저 차지하기 위해 고객끼리 시비가 붙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까지 했다.
품귀 현상이 극심해지자 리셀 플랫폼에서 텀블러 가격도 급등했다. 경매 사이트에는 정가 대비 10배 높은 가격에 스타벅스 한정판 텀블러가 올라오기도 했다.
"협업은 희소성 강화하는 마케팅 전략"
그렇다면 왜 일부 협업 제품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토록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걸까. 전문가는 이미 유명세와 고유한 정체성을 갖춘 브랜드끼리 맞닿을 때 생기는 '시너지'에 주목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궁극적으로 협업 제품은 희소성을 강화하는 마케팅 전략"이라며 "예를 들어 스타벅스의 경우, 유명한 커피 전문점이 텀블러 전문 메이커와 언제 또 협업 이벤트를 하겠나. 협업이 이색적일수록 희소성은 더 강화되고 소비자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유명한 브랜드가 협업 상품을 내놓는다고 열광적인 반응을 유도할 수는 없다. 소비자에게 이미 인기를 끄는 상징성이 있는 두 브랜드가 합쳐지면서 누구나 가지고 싶어하는 희소성이 생기는 게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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