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런 일이…" 日지진에 가족 10명 잃은 가장의 절규
새해 첫날 일본 이시카와(石川)현 노토(能登)반도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나면서 피해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9일 오후 2시 기준 사망자는 202명으로 늘었고 실종자는 102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지진으로 가족 10명이 사망한 안타까운 사연도 드러났다.
9일 이시카와현 발표에 따르면 사망자는 스즈(珠洲)시에서 91명, 와지마(輪島)시에서 81명, 아나미즈마치(穴水町)에서 20명으로 확인돼 세 지역의 피해가 가장 컸다. 연락이 닿지 않는 행방불명자의 수는 전날 323명까지 늘어났으나 통신선 복구 등으로 연락이 원활해지면서 102명까지 줄었다. 부상자는 565명이다.
피해의 전모가 차츰 드러나면서 지진으로 가족을 잃은 이들의 사연도 전해지고 있다. 최대 진도 '6강(强)'이 관측된 아나미즈마치(穴水町)에선 뒷산이 무너져 내리면서 가옥 4채가 토사에 묻혔다. 이 사고로 우에노 요시히로(上野賀弘·79)씨와 아내 하루미(春美·76)씨, 새해 연휴를 맞아 찾아온 딸(53)과 딸의 네 자녀, 아들(52)과 며느리, 아들의 초등학생 자녀 1명까지 집 안에 있던 가족 10명의 사망이 확인됐다.
이 사고로 장인·장모, 아내와 4명의 아이들을 모두 잃은 데라모토 나오유키(寺本直之·52)씨는 가족들의 사망을 확인한 후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며 절규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8일 전했다. 우에노씨의 옆집에서도 신년 연휴를 보내던 가족 4명이 모두 사망했다.
이재민들, '2차 피난' 준비
일본 정부는 재해 지역에 투입하는 자위대원을 6100명까지 늘리는 등 복구 작업을 서두르고 있지만 강추위와 도로 훼손 등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시카와현에서만 여전히 2만8000명이 피난소 생활을 하고 있으며 도로가 끊겨 고립된 주민도 3300명 정도로 파악됐다. 적지 않은 피난민이 비닐하우스 등 열악한 환경에서 어려움을 겪자 일본 정부는 이들을 노토반도 밖의 호텔 등으로 옮기는 '2차 피난'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이번 지진을 '격심재해'(특별재해)로 지정하기 위한 준비를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피해 규모가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격심재해 지역으로 지정되면 정부 예산에서 지방자치단체에 지원하는 교부세율을 높일 수 있고, 예비비를 이용한 신속한 복구비 집행도 가능해진다.
한편 이번 강진으로 해저가 융기하는 등 지각 변동에 의해 노토반도의 연안 지역 육지가 4.4㎢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지리학회 조사팀이 항공사진과 인공위성 화상을 토대로 노토반도의 해안선 약 300㎞를 조사한 결과 와지마시 일부 해안선은 바다 쪽으로 최대 240m 전진하는 등 조사 범위 전체적으로 4.4㎢의 육지가 늘어났다. 보고서는 "쓰나미와 산사태 등으로 토사가 해안선에 쌓인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지반 융기 때문으로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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