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확 준 초등 입학생, 현실이 된 인구문제

이은정 2024. 1. 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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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예상한 올해 경제성장률은 2.2%로, 물가 상승 등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잠재성장률과 비슷하다.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취학자 수가 그 예고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주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17년 출생아 수는 35만7771명으로, 2016년생(40만6243명)에 비해 4만8000명 이상 급감했다.

초등학교 입학에 맞물린 워킹맘들의 이런 걱정을 덜게 해준다면 둘째 출산을 결심하는 가정도 조금 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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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수 급감‥서울서도 학교 통폐합 진행
2030년엔 입학생 20만명도 무너질 듯
입학과 함께 돌봄교실 자동 편성 고려해야

정부가 예상한 올해 경제성장률은 2.2%로, 물가 상승 등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잠재성장률과 비슷하다. 1%대의 저조한 성적을 냈던 지난해보다는 나아지겠지만 여전히 기본 이상의 경제 성과는 거두지 못할 것이란 뜻이다. 외신에선 한국의 성장이 끝났다며 ‘피크 코리아(Peak Korea)’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라는 국가부도 사태를 이겨내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한국 경제에 또다시 닥친 위기다. 한국은 이번에도 특유의 역동성과 응집력으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전 국민이 그러길 바라지만 예단하기 어렵다. 저성장의 덫을 빠져나오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생산인구의 증가가 절실한데 우리 현실은 이와 정반대로 가며 ‘슈링코노믹스(shrinkonomics·축소경제)’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서 열린 '신입생 예비소집'에서 예비 신입생들이 예비소집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취학자 수가 그 예고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주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17년 출생아 수는 35만7771명으로, 2016년생(40만6243명)에 비해 4만8000명 이상 급감했다. 저출산 여파에 학령인구가 이처럼 줄자 농어촌 지역은 물론 서울에서도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학교 통폐합이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학교 축소가 올해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역대 최저의 출산율을 보인 2023년생들이 학교에 들어가는 2030년에는 20만명마저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이민 활성화로 인구 감소에 대응하더라도 이는 근본 해결책은 못 된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인구 문제는 언제든지 시한폭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가 인구 위기 대응을 올해의 경제 정책 키워드로 제시하며 다양한 출산·육아 지원책을 내놓은 것도 그래서일 테다. 하지만 출산은커녕 결혼도 하지 않겠다는 청년층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 낳으면 돈 준다’는 식의 정책이 먹힐 리 없다.

결국 뻔하지만 우리 사회가 ‘아이 키우기 좋은 사회’로 바뀌어야 한다. 출산과 육아로 경력 단절을 고민하는 여성이 없는 사회가 되는 게 첫걸음이다. 그래야 첫째를 출산한 가정이 둘째를 낳을 결심도 할 수 있다.

다시 초등학교 입학생 통계로 돌아가 보자. 2017년 출생아 35만7771명 중 한 자녀는 18만7854명이다. 지금이 이들 가정이 둘째 출산을 고민하는 마지막 기로에 서 있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결심은 쉽지 않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시점이 대개 워킹맘들의 경력단절 2차 고민 지점과 겹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자녀가 학교라는 낯선 사회에 잘 적응할 것인지 불안감이 큰데 유치원보다 더 빠른 오후 1시 전후로 하교하다 보니 퇴사를 생각하는 것이다. 학교 내 돌봄교실을 보내면 되지 않겠냐 하지만 실상은 수요를 다 충족할 만큼 여유롭지 않다. 돌봄교실의 커리큘럼도 다양하지 않다.

초등학교 입학에 맞물린 워킹맘들의 이런 걱정을 덜게 해준다면 둘째 출산을 결심하는 가정도 조금 늘 수 있다. 그러려면 일부 기업들이 도입한 자동육아휴직제처럼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돌봄교실 자동 편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볼 만하다. 다양한 수요에 따른 양질의 돌봄교실 프로그램의 개설은 기본이다. 매년 늘고 있는 교육교부금을 돌봄교실 예산에 확대 편성한다면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물론 학교가 돌봄의 장소가 아니지 않냐는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누구나 아는 뻔한 답인 아이 키우기 좋은 사회로 바뀌려면 학교도 예외일 순 없다. 둘째를 고민하는 마지막 기회, 이를 놓치면 그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우리에겐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이은정 콘텐츠 매니저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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