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억제' 뜻도 모르고 호통친 野의원 "외교실패 지적 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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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확장을 억제한다"는 야당 의원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이날 조 후보자 청문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최대 목표는 한·미·일 공조를 강화함으로써 북한의 핵과 미사일 확장을 억제하겠다는 것 아니겠냐"고 질의했다. 이어 "북한의 핵 확장 능력 그리고 미사일 능력을 어떻게 하면 억제할 것인가가 확장억제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자가 "아니다"라며 "확장 억제는 미국의 우리에 대한 군사 안보적 지원과 우리의 재래식 무기 능력을 모두 합친 것"이라고 반박했다. 확장 억제는 김 의원의 주장처럼 '북핵의 확장을 억제한다'는 뜻이 아니라, '한·미의 억지력을 확장한다'는 개념이라고 바로 잡은 것이다.
그러나 김 의원은 조 후보자를 향해 "잘못 알고 계신 것 같다"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의 확장을 일정 정도 억제할 수 있는 전략을 구축해가겠다는 뜻"이라고 기존 주장을 이어갔다. 그러자 조 후보자는 "북핵의 확장이 아니라, 우리의 억지력이 확장된다는 말"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조 후보자의 거듭된 설명에 김 의원은 "우리만 (억지력을) 강화하면 되고, 북한이야 핵 개발을 강화하든 말든 미사일을 계속 쏘든 말든 신경 안 쓴다는 이야기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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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화두 부상한 확장억제
확장억제는 2006년 한·미 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 처음 명시됐다. 동맹국이 핵 위협에 처했을 때 미국이 핵과 재래식 수단을 모두 동원해 미 본토와 같은 수준의 방어를 제공하는 것으로, 일반적 핵 억제와는 다르게 사용되곤 한다. 미 정부는 확장억제를 "동맹과 우방국을 방어하기 위해 억지(deter)하고, 필요 시 잠재적 핵·비핵 시나리오의 전 범위에 걸쳐 대응하겠다는 공약"이라며 "종종 '핵우산'을 제공하는 것'으로도 설명된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 수년 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를 담당하고 정보위원장도 역임(2021.1~2022.5)한 3선의 국회 중진 의원이 공개 석상에서 확장억제와 관련해 사실관계가 다른 설명을 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김 의원은 지난해 9월 대정부질문 때도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실제로 확장 억제가 됐느냐는 이야기다. 북한의 도발을 억제했느냐는 것이다"라고 확장 억제 관련 질의를 했다.
김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에 "확장 억제의 궁극적인 목표는 북한의 핵 고도화 및 도발 의지를 무력화시키는 것에 있는데, 최근 백령도 주민들이 대피할 정도로 북한 도발이 빈번해지고 있는 상황을 만든 정부의 외교 실패를 지적하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조 후보자가 확장 억제 개념에만 초점을 맞춰 답변하자 보다 포괄적 관점의 접근을 요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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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IAEA는 유엔 아냐" 황당 주장도
다만 국회에서는 정확하지 않은 지식에 기반한 무리한 지적으로 외교 사안이 불필요한 정쟁으로 격화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일례로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7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과 관련해 최종 보고서를 낸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향해 "IAEA는 유엔 산하 기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엔 조직도와 정부 공식 자료 등에 따르면 IAEA는 엄연한 유엔 산하 기구다.
당시 같은 당 이재정 의원도 "IAEA가 이런 문제(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관여할 수 있는 기관이라고 대부분 국민이 오인하는데, IAEA에는 그런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주장과 달리 IAEA는 원자력 안전에 대한 국제 표준과 지침을 정하는 가장 권위 있는 국제기구다. IAEA의 최종 보고서도 "법적 권한과 국제적 영향력에 기반해 IAEA는 (일본이) 계획한 방류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객관적 청사진으로 국제적으로 합의된 핵 안전성 기준을 적용할 수 있었다"고 명시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또한 지난해 9월 후쿠시마 문제와 관련해 런던 협약·의정서 88개 가입국에 서한을 발송한 뒤 국가 원수도 아니면서 "친서(親書)를 보냈다"고 언론에 설명하기도 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 민주당 의원들은 2016년 8월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와 관련해 "강력한 전자파 밑에서 내 몸이 튀겨질 것 같아 싫어"라는 괴담이 담긴 노래를 집회에서 부르기도 했다.
외교 사안과 관련한 무리한 주장을 제기한 건 여당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에 파견된 아크 부대를 찾아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라고 발언해 외교적 논란으로 번졌다. 당시 국민의힘에선 이를 진화하겠다며 정부 공식 입장과는 배치되는 발언을 쏟아냈다. 주호영 당시 원내대표는 "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윤 대통령의) 발언은 기본적으로 사실관계가 맞다"고 말했고, 하태경 의원 또한 "최근 이란은 진짜 악당국가"라고 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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