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 위해 北광산서 일했던 탈북민, 국책기관 북한연구자 됐다
북한에서 가족 생계를 위해 광산 취업을 택했던 탈북민이 한국에서 뒤늦게 배움의 길에 들어서 국책연구기관의 북한 전문 연구자가 됐다.
통일연구원은 북한 연구자 조현정(48) 박사(교육학)를 부연구위원으로 채용했다고 9일 밝혔다. 총리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특별채용이 아닌 공채로 채용된 탈북민은 조 박사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박사는 4세 무렵 아버지 직장에서 기계톱에 오른손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를 당해 장애를 갖게 됐다. 고교 졸업 후 가족의 생계를 위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광산에 취업했으나, 경제적 어려움이 계속돼 중국으로 탈북을 시도했다. 강제북송을 겪으며 두 차례 탈북 시도 만에 2003년 8월 어렵게 한국으로 입국했다. 당시 제3국의 공관을 거쳐 어렵게 한국에 도착한 조 박사 일행의 입국 모습은 국내 언론에도 크게 다뤄졌다.
이후 조 박사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신문 배달, 보험 설계, 골프장 캐디 등 여러 직업을 거쳤다. 그러다 입국 6년이 지난 2009년, 학업에 대한 갈망과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해 30대 중반의 나이에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 진학해 2013년 교육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이어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 석사(2016), 교육학 박사(2020) 학위를 받았다. 그는 최근까지 탈북민 연구자 등으로 구성된 북한 전문 민간연구기관 이음연구소 대표로 재직했다.
조 박사는 "북한에서의 삶과 경험, 한국에서의 삶 등을 연구에 녹여 통일 한국에 기여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탈북민에 대한 고정관념은 분단이 만들어낸 상처로, 함께 치유해나갈 수 있도록 북한사회연구, 북한 주민 연구자로서 이바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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