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새해는 민생 회복의 해… 정책, 끝까지 책임져야"(종합)

새해 첫 국무회의 주재… '행동하는 정부' 강조
"좋은 정책도 모르면 없는 것과 다름없어"
충주시 유튜브 '충TV' 언급 "이런 혁신 필요"
생계급여 대상·지원금 확대…'민생' 해결 의지

윤석열 대통령은 9일 "2024년을 '민생 회복의 해'로 만들어야 한다"며 "정책이 현장에서 잘 작동하고 국민들께서 변화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새해 국정 기조인 '행동하는 정부'에 맞춰 국민 생활과 밀접한 문제 해결에 집중해달라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국민들께서 잘 몰라서 그 혜택을 받지 못하면 그 정책은 없는 것과 다름이 없다"며 이 같은 당부를 건넸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대통령 주재 새해 첫 국무회의는 '민생 관리' 메시지에 집중됐다. 윤 대통령은 "이제 속도를 더욱 높여서 새해를 대한민국 재도약의 전환점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국무위원들에게 "국민의 삶에 진정한 변화를 만들 낼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아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충북 충주시의 공식 유튜브 '충TV' 운영자인 김선태 주무관을 언급하며 "참신하고 재미있게 정책홍보를 해서 구독자가 충주 인구의 두 배를 넘어섰다고 한다. 이런 혁신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주무관은 2018년부터 충주시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충TV'를 운영하며 지역을 알려왔다. 영상 기획부터 촬영, 섭외, 출연, 편집까지 홀로 진행 중인 김 주무관은 'B급 감성'과 각종 밈(meme)을 활용하며 주목받아 구독자 수가 이달 현재 52만여명에 달한다.

이날 윤 대통령이 국민들의 호응도가 높은 새해 정책들을 직접 소개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한 주택담보대출 변경 ▲생계급여 대상·지원금 확대 및 부모급여 인상 ▲늘봄학교 확대 ▲수서~동탄 구간 GTX-A 개통 등을 예고했다.

윤 대통령의 최근 행보 역시 '민생'에 맞춰져 왔다. 지난 신년사에서는 경제를 19차례, 민생을 9차례 언급하며 수출 개선을 통해 경기 회복을 주도해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올 초 5부 요인 등 국가 주요 인사들과 만나서도 "민생 경제에 온 힘을 쏟겠다"는 메시지를 꺼냈고, 부처 업무보고 성격의 '민생토론회'에서는 '예산 투입을 통해 물가 관리'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금융 지원' 등 호응도 높은 민생 정책을 잇달아 내놨다.

여기에는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하는 정부'라는 새해 국정기조가 그대로 반영돼 있다. 대통령실이 민생 살리기 일환으로 소상공인·취약계층의 대출 연체 기록을 삭제하는 이른바 '신용사면'을 검토 중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고금리로 인한 서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민생을 살리겠다는 게 핵심이다. 현재 금융권과 협의가 진행 중으로 신용 회복을 통해 이들의 정상적인 금융거래가 가능하도록 지원하겠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부처 칸막이 허물기'를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올해 첫 주례회동에 이어 이날도 "모든 부처가 국민 앞에서 벽을 허물고 원팀이 돼 신속하고 확실하게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들에게 유익한 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관료들이 민생현장을 찾아 애로점과 요구를 듣는 것뿐만 아니라 부처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판단이다.

한시적으로 기업의 사업재편을 돕던 '기업활력제고법'의 상시법 전환, 연체된 대출금만큼만 연체이자를 물게 하는 '개인채무자보호법'의 제정, 정당 현수막 관리를 강화하는 '옥외광고물법'의 시행령 개정안을 언급하며 관계 부처의 후속조치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열흘 뒤 강원도에서 열리는 '동계청소년올림픽'에 대해서는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미래세대들은 이번 대회로 대한민국을 기억하게 될 것"이라며 "좋은 추억을 많이 쌓고 돌아갈 수 있도록 숙박과 안전 등 제반 사항을 꼼꼼하게 챙기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르면 이날 국가안보실 내 경제안보를 전담하는 3차장 신설에 나선다. 미·중 패권 경쟁, 전 세계 블록화 현상, 역내외 갈등 등 전 세계적 문제로 경제가 안보, 안보가 경제 문제로 직결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적시 대응이 필요해졌다는 판단에서다. 안보실 내 1차장이 외교, 2차장이 국방, 3차장이 경제안보를 담당하는 시스템으로 "외교와 경제 관계가 무너지고 있고, 과거 자유무역주의에서 평온하던 국제경제 질서도 (현재)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공급망도 중요하기 때문에 사령탑 역할을 누군가는 해야 한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경제안보 담당 3차장에는 왕윤종 현 경제안보비서관을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왕 비서관은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때부터 경제안보비서관을 맡으며 공급망 외교에 집중해 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