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국경 넘어 미국 불법 입국 시도 중국인, 20배 급증"
[박성우 기자]
▲ 8일(현지시각) CNN은 미국 정부통계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11월까지 3만1천 명 이상의 중국인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불법 입국하려다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의 연평균이었던 약 천오백 명의 스무 배가 넘게 급증한 것이다. |
ⓒ CNN 보도 갈무리 |
미국-멕시코 국경을 도보로 건너 미국에 불법 입국하는 중국인이 급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8일(현지시각) CNN은 미국 정부통계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11월까지 3만1천 명 이상의 중국인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불법 입국하려다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의 연평균이었던 약 천오백 명의 스무 배가 넘게 급증한 것이다.
CNN은 "3년간의 코로나19 봉쇄로 인해 중국 전역의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었고, 시진핑 주석 치하에서 삶의 모든 측면을 점점 더 강력하게 장악하고 있는 것에 환멸을 느꼈다"며 "한때 부러웠던 중국의 경제성장마저 주춤하면서 코로나19 봉쇄가 풀리면 경제가 완전히 반등할 것이라는 희망 또한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CNN은 "국경 문제에 관한 정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국인이 불법 입국자 그룹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그룹으로 부상했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 모델과 소셜 미디어 네트워크 또한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콰도르 수도에 중국인 불법 입국 관련 사업체만 100여 개"
이들의 여정은 에콰도르의 수도 키토에서 출발한다. 2023년 11월까지 에콰도르에 입국한 중국인은 4만5천 명 이상으로 2022년에 비해 3배 넘게 늘었다. 키토 현지인들은 공항 픽업부터 중국인이 운영하는 업소에서의 숙박 준비, 여행 준비까지 국경을 향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버스 정류장에는 '콜롬비아 국경행'이라는 표지판이 중국어로 표시돼 있다. 정글 횡단에 필요한 예방접종을 제공하는 병원에는 중국어로 번역된 접수 양식도 있다.
5년 전 중국에서 키토로 이주한 여행사 롱 취안웨이씨는 CNN에 "국경을 넘으려는 중국인과 관련된 사업체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관련 사업체 운영자는 자신과 같은 소규모 사업체가 100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키토에서 콜롬비아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향했던 정 스칭씨는 도중 강도를 당해 키토로 돌아오는 수밖에 없었다. 키토에서 재차 미국 입국을 준비하는 정씨는 CNN에 "(중국에서는) 보통 사람들에게 생존이 정말 어렵다"면서 "상류층에게 착취당하고 있으니 돈 벌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며 10대 후반 이후 공장을 전전해왔던 자신과 같은 하류층의 삶이 어려움을 강조했다.
정씨와 같이 어려운 환경에 처한 이들은 입국에 대한 정보 수집과 이동 계획을 혼자 준비해야 한다. CNN은 이 과정에서 최소 5천 달러(약 655만 원)의 비용이 들며 이는 중국 공장 노동자의 평균 연봉의 1/3이 넘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CNN은 정씨처럼 스스로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교통수단과 가이드의 도움을 제공받는 경우 비용이 9천 달러(약 1180만 원)에서 1만2천 달러(약 1573만 원)의 비용이 들고 2만 달러(약 2621만 원) 이상의 비용을 투자하면 멕시코에 곧바로 무비자 입국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많은 입국 루트인 정씨와 같은 경우는 에콰도르 키토에서 콜롬비아 국경에 위치한 소도시 툴칸을 통과한 뒤 해안 도시인 네코클리로 향한다. 이후 보트를 통해 우라바 만을 건너고 정글 지역인 다리엔 갭을 통과하고 파나마의 임시캠프에서 휴식을 취한 다음 경찰이나 강도가 저지하지 않는 한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온두라스, 과테말라를 거쳐 멕시코에 도착한다.
"중국 인구 상당수 경제적으로 심각한 어려움 처한 것"
미국 국토안보부의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인은 오랫동안 미국에서 가장 큰 망명 신청자 그룹 중 하나였으며 2022년 망명 허가를 받은 사람 중 거의 13%가 중국 출신으로 4500명에 달했다. 이는 2022년에 망명을 신청한 중국인의 수는 포함하지 않은 수치다.
CNN은 "중국의 코로나 19 통제조치는 도시 생산직 근로자와 농촌 주민들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며 "중국 경제는 부동산 시장 위기, 높은 지방 정부 부채, 한때 호황을 누리던 민간 부문에 대한 정부 단속의 영향으로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모든 부문에서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빅터 쉬 캘리포니아대학 21세기 중국센터 소장은 CNN에 "정치적으로 중국이 매우 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그렇게 많은 이들이 남미를 거쳐 미국으로 가는 위험한 여행에 나선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이는 중국 인구의 상당수가 경제적으로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CNN은 UN 데이터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의 집권 기간 동안 미국과 전 세계에서 정치적 망명을 원하는 중국인의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인 정치적 망명자는 2013년 약 2만5천 명에서 2023년 1월부터 6월까지 12만 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CNN에 성명을 통해 "모든 형태의 불법 이민 활동에 반대하고 단호히 단속하고 있으며 이 문제와 관련한 국제 협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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