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북한, 4월 총선 앞두고 테러 가능성"... 또 '북풍'?

임병도 2024. 1. 9. 09: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BBC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밝혀... 선거 때마다 반복되지만 영향력은 '글쎄'

[임병도 기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북한이 4월 총선을 앞두고 군사 도발을 하거나 테러를 감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 장관은 3일 <BBC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오는 4월 우리의 총선에 개입하기 위해 대한민국을 겨냥해 지대공 미사일 발사 등의 직접적인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핵미사일 발사 등의 전략적 도발은 사실상 한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면서 "북한은 2010년 천안함 폭침 때처럼 한국을 겨냥한 국지적 도발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신 장관은 "천안함 폭침 당시 그해 지방 선거에서 '전쟁'이냐 '평화'냐라는 구도가 형성되면서 북한이 사실상 선거에 여러 가지로 개입하는 결과가 나타났다"면서 "이번에도 비슷하게 북한이 대한민국 총선에 개입하기 위해 직접 군사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북한의 군사 행동 징후를 군 당국이 포착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노 코멘트'라고 답했다. 

북한의 선거개입? 선거마다 등장하는 '북풍'

신원식 장관은 북한이 총선에 개입하기 위해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지만 일각에서는 선거 때마다 북한을 이용하는 것은 보수정권이라고 지적한다. 이른바 '북풍'이다.
 
 1987년 12월 16일 조선일보 1면. 대통령 선거 기사 옆에 마유미(김현희)가 국내에 압송되는 사진이 실렸다.
ⓒ 네이버뉴스라이브러리 갈무리
 
북풍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것이 1987년 벌어진 'KAL 폭파사건'이다. 당시 전두환 정권은 대선 직전 폭파범 김현희를 국내로 압송하기 위해 애를 썼고, 결국 대통령 선거 하루 전에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김현희의 압송 장면은 대통령 선거 당일 대다수 조간신문의 헤드라인을 차지했고, 전두환의 후계자이자 12.12 쿠데타의 주역인 노태우가 당선됐다. 

1997년 대통령선거에는 '총풍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청와대 행정관 오정은과 사업가 한성기, 대북 정보원 장석중 등 3명은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인사를 만나 휴전선 인근에서 무력시위를 부탁했다. 이 사건으로 그동안 말로만 떠돌던 '북풍'의 실체가 드러났고, 국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2010년은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해였다. 2010년 5월 20일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지사 후보와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날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등 (정부가)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투표일을 얼마 앞두고 천안함 관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겠다고 한다. 이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선거개입을 하겠다는 것으로 결코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선거개입 중단을 촉구했다.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북한 무인기가 발견됐다. 당시 누리꾼들은 북한 무인기를 민간인이 발견했다며 '안보 무능'을 비판하는 동시에 안보 정국을 만들어 지방선거에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가장 효과적인 '북풍'은 전쟁이 아닌 평화 

선거 때마다 북한 관련 이슈가 등장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다. '북풍' 효과가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선거 때마다 공식처럼 자주 등장한 탓에 유권자들이 심각한 안보 위기가 아닌 정치적인 도구로 '북풍'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만나는 모습.
ⓒ JTBC 유튜브 갈무리
 
최근 10년 사이 가장 큰 '북풍' 효과를 보인 것은 2018년 북미정상회담이었다. 지방선거 하루 전인 6월 12일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만났다. 역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은 전세계를 뒤흔들었고, 국내 방송사들은 실시간 생중계로 보도했다. 

북미정상회담의 여파로 다음날 치러진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당시 새누리당은 광역단체장은 고작 2석만 확보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열세지역이었던 경기도 북부와 서해5도, 강원도 등에서도 대승을 거뒀다. 

결국, 북한을 이용한 선거에서 가장 효과적인 것은 도발과 공격이 아닌 '평화'였다. 일각에서는 이를 가리켜 '신(新) 북풍'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북한 김여정 "윤석열은 무식할 정도로 용감, 문재인은 영특하고 교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 내용
ⓒ 임병도
 
지난 2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신년메세지'라는 제목의 담화를 통해 윤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교했다. 

김 부부장은 윤 대통령을 가리켜 "9·19 북남군사분야합의의 조항을 만지작거려 주었기에 휴지장 따위에 수년간이나 구속당하던 우리 군대의 군사 활동에 다시 날개가 달리게 되었다"면서 "새해에도 대한민국의 윤 대통령이 우리 국가의 군사적 강세의 비약적 상승을 위해 계속 특색있는 기여를 하겠다는 데 대해 쌍수를 들어 크게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보 불안이 대한민국의 일상사가 된 것은 전적으로 윤 대통령의 공로"라며 "우리에게 자위적이며 당위적인 불가항력의 군사력을 키우는 데 단단히 공헌한 특등공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때 밑진 것을 열 배, 스무 배 아니 그 이상으로 봉창(부족하거나 모자라는 것을 대신 보충하여 채움)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을 향해서는 "어리숙한 체하면서 우리의 손을 얽어매어 놓고는 돌아앉아 챙길 것은 다 챙기면서 우리가 미국과 그 전쟁 사환군(하수인)들을 억제하기 위한 전망적인 군사력을 키우는 데 이러저러한 제약을 조성했다"면서 "돌이켜보면 참으로 다루기 까다로운 상대였고 진짜 안보를 챙길 줄 아는 사람이었다"고 평가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