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기아 비스포크차, 사무실·캠핑카 변신

PBV 라인업 5대 공개
디자인·운전석 위치 등 조정

# 올해 CES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기아의 중형 PBV(목적기반모빌리티) PV5.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위로 꺾어 올리면 콕핏(운전석)이 어느새 책상으로 변신한다. 위로 세워둔 핸들에서 부드러운 빛이 새어나오면서 아늑한 사무공간이 만들어진다. 여기에 완전자율주행 기술까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달리는 차 안에서 공부하고 책도 읽을 수 있다. 차량 뒷좌석을 모두 접으니 휠체어가 탈 수 있을 정도의 넓고 평평한 공간이 나타난다. 벽면에는 레일을 설치해 원하는 자리에 스피커, 선반 등을 꽂아 넣을 수 있다. 이 차는 사용자의 목적에 맞게 하이루프 탑차, 로보택시, 픽업트럭 등으로 주문할 수 있다.

8일(현지시간) 기아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CES 2024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이동수단의 혁신을 이끌 미래 핵심 사업으로 PBV를 제시했다. 이날 기아는 2025년 출시될 브랜드 첫 PBV인 PV5를 공개했다.

PBV는 사용자가 원하는 용도와 목적에 맞게 만들 수 있는 '비스포크 차량'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내외부 디자인이나 좌석 배치, 높낮이 조정까지 맞춤형으로 할 수 있다. 차량호출, 배달, 유틸리티 등 다양한 사용 목적에 따라 모양을 달리할 수 있다.

기아의 PBV 라인업[사진=기아]

기아는 2025년 중형 PBV인 PV5 출시를 시작으로 대형 PV7, 소형 PV1 모델을 연달아 출시할 계획이다. 중형 PV5는 베이직, 딜리버리(밴), 딜리버리 하이루프, 샤시캡 등 다양한 버전으로 출시된다. 이번 행사에서 기아는 PV5 콘셉트 모델 3대를 비롯해 PV1 콘셉트, PV7 콘셉트까지 총 5대의 PBV 모델 라인업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대형 PV7은 라인업 가운데 가장 넓은 공간을 제공하며 주행거리도 가장 길다. 소형 PV1은 단거리 물류 운송에 최적화된 모델이다. 드라이빙 모듈을 사용해 좁은 공간에서도 회전반경을 최소화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송호성 기아(사진) 사장이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CES 2024 기아 콘퍼런스에서 PBV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우수연 기자]

완전한 비스포크(맞춤화) 생산이 가능하게 하기 위한 이지스왑, 다이나믹 하이브리드 같은 혁신 제조기술도 소개했다. 기아의 이지스왑 기술은 마그네틱·기계적 체결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유닛을 사용자의 마음대로 조립하는 기술이다. 별도의 차를 새로 사지 않아도 원하는 목적에 따라 차체 모양을 바꿀 수 있다. 또한 다이나믹 하이브리드 기술은 주문자의 체형에 맞게 차체의 크기나 높이를 조정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에 대응하기 위한 수평·수직적 확장이 가능한 조립 방식이다.

기아는 최적화된 PBV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SW)도 준비 중이다. 제공 예정인 SW는 크게 차량용인포테인먼트(IVI), 차량 관제 시스템(FMS), 충전 등 세 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우선 IVI는 기아가 직접 개발하거나 제3자 개발자를 통해 제공받을 수도 있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뿐만 아니라 충전과 주차, 결제와 연계된 개인화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FMS는 PBV의 안정적 운영을 지원하는 SW다. 차량 데이터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운행 제어가 가능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운행패턴이나 고장형태를 분석해 운전자에게 예측 가능한 정비 정보를 제공한다. 충전 SW는 충전스케쥴이나 운행경로, 운행 일정 등을 고려해 차량이 충전 컨설팅을 해준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머지 않아 PBV는 모빌리티 세계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모빌리티의 표준이 될 것"이라며 "기아는 일하고 이동하는 방식,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기 위한 모든 영감을 받아들이고 시도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