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훈 감독의 모험 '외계+인' 2부, 전작 흥행 참패 딛고 성공할까 [D:영화 뷰]
최동훈 감독은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높은 흥행 타율을 자랑하는 감독 중 하나로 언제나 빠지지 않고 언급된다. '범죄 재구성', '타짜', '전우치'를 거쳐 '도둑들'과 '암살'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불패 기록을 자랑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암살' 이후 7년 만인 2022년 여름에 개봉한 '외계+인' 1부가 153만 명의 관객에 그치며 처음으로 쓴 맛을 봤다. 손익분기점 730만 명에 한참 모자라는 수치였다. '외계+인'은 고려시대와 현대를 오가는 시공간 속에 벌어지는 SF, 무협 등 각종 장르를 혼합시켰고 최 감독의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이질적인 요소들이 서로 맞물리지 않아 난해하다는 혹평이 더 주를 이뤘다.
'외계+인'은 1부와 2부를 따로 기획한 속편 개념이 아닌, 한국 영화 최초로 하나의 영화를 두 조각으로 냈기 때문에 1부의 스토리와 이야기만으로 관객들을 설득시키기 어렵기도 했다. 외계 생명체들이 인간의 뇌 속에 죄수를 가둬왔고, 인간의 뇌에서 탈출해 지구를 손에 넣으려는 외계인을 막기 위해 고려와 고려시대를 오간다는 스토리를 소개하는데 그쳤다.
'외계+인' 1부는 아쉬움이 남는 여름 대작으로 극장 상영을 마무리 했지만 OTT에 공개되면서 재평가 되기도 했다. 혹평 속에 기대감을 낮추고 본 OTT 시청자들은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내놨고, '외계+인' 2부가 기대된다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 같은 상황 속, '외계+인' 2부가 1년 반 만에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언론시사회를 통해 미리 공개된 '외계+인' 2부는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충분했다. 미래를 돌아가기 위해 신검을 찾아다니는 저마다의 캐릭터의 이유와 매력들이 2부에서야 최동훈 감독의 상상력과 맞닿아 빛을 발했고, 1부에 배치한 떡밥들이 완벽하게 회수됐다. 또한 한국형 '어벤져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SF, 무협, 액션을 오가는 장르 속에서 놀라운 반전과 볼거리, 캐릭터 플레이가 능수능란하게 펼쳐진다.
여기에 민개인(이하늬 분), 능파(진선규 분)가 새로운 캐릭터로 투입되며 이야기의 새로운 활기와 긴장감에 이어 묘한 감동까지 선사한다. 그야 말로 퍼즐 조각이 2부와 함께 모두 맞춰진 것이다.
1편의 실패를 만회해야 하는 최동훈 감독은 1년 반 동안 52개 버전의 편집본을 만들었고, 배우들에게 부탁해 새롭게 촬영, 재녹음한 장면도 추가했다. 1부에서 약점으로 여겨지던 것들을 보완함과 동시에 1부를 보지 않더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영화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그 동안 할리우드의 히어로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며 눈이 높아지고 급기야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어 아쉬움이 전혀 없는 건 아니나, 결과적으로 1부보다 탄탄해졌다.
지난해 11월 '서울의 봄', 12월 '노량: 죽음의 바다' 등 한국 영화가 극장가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흐름과 OTT를 통한 재평가, 2부의 호평은 1부의 실패를 딛고 역습을 노릴 수 있는 발판은 마련됐다. 8일 기준 '외계+인' 2부는 33.7%(6만 6223명) 예매율을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다만 2부 역시 손익분기점이 730만 명으로, 절대 쉬운 수치가 아니다. 팬데믹 이후 한국 영화 중 730만 명 이상을 동원한 작품은 '범죄도시2', '범죄도시3', '한산: 용의 출현', '서울의 봄' 정도다. 1부를 극장에서 본 관객들이 153만 여명인 가운데 2부에 얼마나 호응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외계+인'에 투자 배급한 CJ ENM은 최동훈 감독만큼이나 '외계+인'의 부활이 절실하다. 지난해 137억 원의 '유령'은 66만 명, 286억 원 블록버스터 '더 문'은 51만 명으로 흥행에 실패했다. 이외에도 '카운트'는 39만 명', '소년들'은 47만 명으로 올해 10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이 한 편도 없어 영화 드라마 부문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CJ ENM 입장에서는 올해 첫 영화마저 관객들에게 외면을 당한다면 다시 한 번 체면을 구기게 된다.
영화 관계자들도 한국 영화의 훈풍을 '외계+인' 2부가 끌고 갈 수 있길 지켜보고 있다. 팬데믹 이후 위기론이 반복된 가운데 굵직한 영화들이 흥행을 이끌어나가 준다면, 향후 개봉할 신작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외계+인' 2부의 성공은 한국 영화의 새로운 지표이자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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