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發 채권시장 불안 없었다”‥KCC 등에 ‘뭉칫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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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사태에도 불구하고 신용도가 높은 우량 회사채 시장은 건재했다.
연초 KCC와 LG유플러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회사채 발행에 1조원 이상의 대규모 뭉칫돈이 몰려들었다.
KCC는 주관사들과 협의해 최대 5800억원까지 회사채 발행액을 증액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2500억원어치의 회사채 발행에 1조7500억원의 투자 수요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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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하락 기대에 우량 채권 러브콜
태영건설 사태에도 불구하고 신용도가 높은 우량 회사채 시장은 건재했다. 연초 KCC와 LG유플러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회사채 발행에 1조원 이상의 대규모 뭉칫돈이 몰려들었다. 금리가 장기적으로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우량 채권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CC그룹의 지주사인 KCC(신용등급 AA-)는 전날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1조3050억원 규모의 투자 주문을 받았다. 2년 만기 채권 500억원에는 2300억원, 3년 만기물에는 9750억원, 5년물 500억원에는 1000억원의 투자 수요가 들어왔다.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모집액의 4배가 넘는 주문이 몰려든 셈이다.
KCC는 수요예측에 앞서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회사채 금리)에 -30~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금리를 희망금리로 제시했다. 2년 만기 채권은 -1bp, 3년물은 +2bp, 5년물은 +29bp에 모집액을 모두 채웠다. KCC는 주관사들과 협의해 최대 5800억원까지 회사채 발행액을 증액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채권 발행 예정액의 2배 수준이다.
KCC는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돈으로 만기 도래하는 기업어음(CP)을 상환할 계획이다. 만기 3년 내외의 회사채를 발행해 만기 1년 미만의 단기 차입금인 CP를 상환하면 차입금 만기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회사채 발행액 한도 내에서는 2~5년간 차입금 상환에 대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KCC는 과거 글로벌 실리콘 제조사인 모멘티브 인수로 차입금이 약 5조원까지 불어났다"면서 "자회사로 KCC건설을 가진 데다 건자재 사업 비중도 높아 다소 불안한 요인이 있는데도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이 몰려들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한 LG유플러스(AA)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AA-)에도 대규모 기관 자금이 몰렸다. LG유플러스는 2500억원어치의 회사채 발행에 1조7500억원의 투자 수요를 모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회사채 2000억원을 모집하는데 1조4200억원의 ‘사자’ 주문이 모였다. 모두 예정 채권 발행액의 7배가 넘는 수요다. 두 회사 모두 채권 수요를 반영해 회사채를 증액 발행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 인수자금 지원에 1조9689억원을 투입하고 에너지저장시스템, 위성통신, 에어모빌리티 등의 신사업에 투자하면서 재무적 부담이 가중돼 왔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차입금이 4조5000억원까지 불어났고 차입금 만기도 계속 대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방위산업 사업의 실적 개선 등으로 현금흐름이 개선되면서 안정적으로 신용도를 유지했다. 이번 대규모 회사채 발행으로 차입금 부담을 추가로 줄일 수 있게 됐다.
우량 회사채로의 자금 쏠림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 채권 발행시장 담당 임원은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더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로 시장 금리가 하향 안정화되는 추세"라며 "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에도 추가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우량 채권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당분간 우량 회사채에 대한 인기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단 PF 사태 때문에 A급 이하 비우량 기업이나 건설사 등은 당분간 유동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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