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간 최초 달 착륙선 실패 위기…"연료 손실 심각"

'페레그린' 기술적 결함이 원인
NYT "NASA 전략에 의문 제기"

[이미지출처=UPI연합뉴스]

세계 최초의 민간 달 착륙선 '페레그린'이 실패 위기에 놓였다.

8일(현지시간) 애스트로보틱은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추진체 계통의 문제로 연료에 심각한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높이 1.9m의 페레그린은 이날 오전 2시18분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의 로켓 벌컨 센타우어에 탑재해 발사됐다. 페레그린은 다음 달 23일 달 앞면에 있는 폭풍의 바다 동북쪽의 용암지대 시누스 비스코시타티스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또한 탐사선이 달에 안정적으로 착륙한다면 세계 최초의 민간 달 탐사선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발사 후 확인된 기술적 결함 탓에 착륙 성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발사 후 약 7시간 만에 페레그린의 태양광 패널이 태양을 향해 제대로 고정되지 않는 현상이 발견됐다. 이는 발사 과정에서 생긴 문제로 이후 애스트로보틱 측이 태양광 패널을 제대로 작동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연료 손실이라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애스트로보틱은 "현 상태에서 가능한 임무가 무엇인지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달 표면을 탐사하는 건 1972년 12월 마지막 유인 달 탐사선이었던 아폴로 17호 이후 51년여 만이다. 페레그린 탐사선에는 달의 표면 구성과 방사능을 조사할 과학기구와 미국 카네기 멜런 대학이 개발한 신발 상자 크기의 소형 탐사 로봇 등이 실렸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애스트로보틱이 페레그린 착륙선으로 달에 나사 장비 등을 내려놓는 대가로 1억800만달러를 지불했다.

미국 우주기업들은 NASA를 앞세워 올해만 5차례 달 착륙을 시도한다. 애스트로보틱은 올해 말 착륙선 그리핀을 추가로 발사할 계획이다. 그리핀에는 달의 얼음 퇴적물을 연구하는 NASA의 로버가 탑재된다. 다음 달에는 또 다른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의 착륙선이 추가 발사된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실패는 과학 실험물을 달 표면으로 보내기 위해 소규모 스타트업인 민간 기업에 의존하려는 NASA의 전략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NASA 과학임무국 탐사부 부국장인 조엘 컨스는 "성공과 좌절은 모두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세계 각국은 달 착륙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인도는 지난해 달 착륙에 성공했고, 일본은 지난해 9월 우주 공간으로 발사한 자국 첫 달 탐사선 '슬림'을 이달 하순 착륙시킬 예정이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